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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 사라진 안드로이드 앱 메뉴의 혼란, 개선 여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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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한참을 거슬러 올라간 2010년경, 안드로이드는 유망하지만 체계가 잡히지 않은 단편적인 노력의 집합에 가까웠다. 새로웠고, 힘과 잠재력이 넘쳤고, 정말 흥미로웠다. 하지만 사실상 표준이라는 구심점이 없어서 인터페이스 스타일과 디자인 패턴이 충돌해 혼란스러운 인상이었다.

“안드로이드는 일관성이 없다. 연결성이 없다. 우아한 사용자 경험이 없다”는 사실 초창기 애플 선호 사용자가 자주 하는 비판이었다.

그리고 여러 면에서 이 비판은 옳았다. 안드로이드는 처음부터 여러 가지 기능을 제공했고, 특히 당시 애플의 폐쇄적이고 엄격하게 통제된 접근 방식에 비해 몇 가지 흥미로운 이점을 제시했다. 하지만 디자인과 인터페이스 일관성은 분명 강점이 아니었다.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착각했거나, 진저브레드 같은 초기 안드로이드 기기 사용 경험이 정확히 어땠는지 잊어버린 것이다. 강력했지만, 세련되지는 않았다.

이 모든 것은 2012년에 구글이 홀로(Holo)라고 알려진 최초의 안드로이드용 공식 인터페이스와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강조하면서 변하기 시작했다. 구글은 당시 “시스템 테마를 사용한다는 것은 개발자가 사용자의 기존 기대치를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플랫폼 전반에 걸친 가이드라인이 있으면 개발자가 예측 가능한 단일한 룩앤필(Look & Feel)로 앱을 설계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것은 엄청난 차이를 가져왔다. 디자인 가이드라인의 존재는 안드로이드 자체뿐만 아니라 관련 앱에도 일관된 룩앤필을 제공했다. 결과적으로 플랫폼은 훨씬 확장되면서도 꼭 필요한 응집력을 얻었고, 사용자로서 무엇을 기대해야 할지 훨씬 쉽게 알 수 있게 됐다. 사용자가 능동적으로 생각하지 않을 때에도 특정 기능이 항상 특정 위치에서 특정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것을 알 수 있어서, 지속적인 의도나 노력 없이도 쉽고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을 항상 사용할 수 있었다. 디자인 가이드라인 이전 안드로이드와 관련 앱이 황량한 미개척지 같았다면, 이후에는 통일감이 더해지면서 플랫폼을 사용하는 방식이 완전히 바뀌었다.

구글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2년 후 머터리얼 디자인(Material Design) 표준을 발표하며 통합은 더욱 확장됐다. 정말 많은 발전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의 7년이 지난 지금, 안드로이드 플랫폼은 그 반대 방향으로 되돌아가는 느낌이다.

지금도 안드로이드에는 머터리얼 디자인 개념이 진화한 표준이 있지만, 표준의 원 목표였던 일관성은 매월 점점 사라지는 것 같다. 그리고 안드로이드 기기를 사용하는 경험도 안타깝지만 함께 사라지고 있다.

안드로이드와 디자인 표준의 쇠퇴

디자인 표준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표준과 그에 수반되는 일관성, 응집성, 통합의 모든 중요한 특성을 확립하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안드로이드를 사용할 때 앱이나 프로세스 간에 이동할 때 무엇을 기대해야 할지 거의 알 수 없다.

예를 들어 시스템 수준의 공유 메뉴를 살펴보자. 공유 메뉴는 안드로이드 경험의 핵심 요소이자 운영체제의 가장 오래된 강점 중 하나다.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하자면, 이것은 명령을 탭하고 앱 간에 무언가를 공유할 때 나타나는 옵션이다. 브라우저에서 기사를 이메일로 공유하거나 사진에서 이미지를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로 공유하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이와 같은 기본 시스템 수준 명령을 탭하면 정확히 무엇을 예상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후속 조치는 근육의 움직임이 기억하는 것에 불과해야 한다. 그러나 안드로이드에 시스템 수준 표준(지난 여러 안드로이드 버전에 비해 크게 개선된)이 있지만 앱에서 공유 명령을 누르면 나타나는 메뉴는 전혀 예측할 수 없다.

이유는 실제로 매우 단순하다. 표준 시스템 인터페이스를 고수하는 대신 자체 공유 메뉴를 개발하는 앱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보통은 시스템 표준과 똑같은 기능을 제공하지만, 인터페이스는 완전히 다르고 종종 임의로 재구성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포켓(Pocket)과 파이어폭스 등 수많은 유명 서드파티 앱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리고 가장 놀라운 점은 구글에서 만든 앱에서도 이런 추세가 점점 늘어난다는 것이다. 크롬과 구글 뉴스, 구글 맵, 포토, 유튜브, 유튜브 뮤직도 각기 다른 인터페이스를 개발한다.

다음은 안드로이드의 실제 시스템 공유 메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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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메뉴는 맨 윗줄에 특정 제안된 공유 대상을 표시하고, 그 아래에 공유하기 위해 즐겨 찾는 앱 행을 생성한다. 이후 장치에서 사용 가능한 다른 모든 공유 대상의 스크롤 목록을 볼 수 있다. 매우 유용한 기능이다. 하지만 파이어폭스에서 무언가를 공유하려면 표준 메뉴 대신 다음 같은 화면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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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에서는 또 다른 화면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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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자체 크롬 브라우저(안드로이드용 기본 내장 브라우저)에서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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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성가신 것은 세련되지 않은 대안 브라우저에서 표준 시스템 공유 메뉴를 사용할 수 있고, 종종 표준 메뉴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표준이 아닌 커스텀 메뉴에는 스마트폰에서 공유 가능한 대상의 일부만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전체를 보려면 메뉴 중간 줄에서 오른쪽 끝까지 가로로 스크롤한 다음 맨 끝에 있는 ‘더보기’ 옵션을 탭해야 한다. 이보다 직관성이나 편리함이 떨어지게 만들기는 힘들 듯 하다.

설상가상으로, 가로로 스크롤하는 혼란스러운 메뉴는 일부 구글 앱에서는 거의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다음 이미지처럼 구글 뉴스에서 무언가를 공유할 때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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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앱의 공유 화면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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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와 유튜브 뮤직은 공유 인터페이스를 자체적으로 사용해 완전히 표준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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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인터페이스는 분명한 존재 목적과 이유가 있다. 예를 들어 사진 앱은 일반적인 외부 대상 외에도 해당 서비스 안에서 이미지를 공유하는 앱별 옵션이 포함돼 있다. 유튜브와 유튜브 뮤직 등 다른 앱의 인터페이스의 경우, 단지 차별화 외에는 뚜렷한 목적이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어느 경우든, 존재 이유에 관계없이 궁극적으로 같은 작업을 한다. 혼란과 불일치가 일어나고 안드로이드의 세련도와 응집성, 편의성이 훼손되는 것이다.

이런 퇴보는 공유 메뉴에 국한되지 않는다. 안드로이드앱 간에, 구글의 자체 제작 앱 내에서도 기본 앱 메뉴와 일련의 설정 같은 기본 시스템 요소가 어지럽게 배열된 것을 볼 수 있다. 때로는 앱의 왼쪽 상단 모서리에 있는 3줄 메뉴 아이콘을 탭에서 설정을 찾아야 한다. 다른 경우에는 앱의 오른쪽 상단 모서리에서 점 3개로 된 메뉴 아이콘을 탭해서 설정을 찾는다. 또는 오른쪽 상단 모서리에 있는 프로필 사진을 탭해서 설정 및 기타 중요한 옵션이 있는 숨겨진 메뉴를 찾는다.

문제는 거기에서 더 커진다. 프로필 사진 메뉴 설정에서도 인터페이스의 스타일, 디자인, 목적이 구글 앱마다 크게 다르다. 예를 들어 지메일과 문서, 드라이브에서는 3줄 메뉴 아이콘이 설정을 담당하므로, 단순한 형태의 프로필 아이콘은 계정 전환 기능만 담당한다. 다음 스크린샷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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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앱도 인터페이스는 비슷하지만, 계정 전환 설정 옵션과 앱 설정 링크, 기타 여러 최상위 명령 등 프로필 아이콘이 담당하는 구성 내용은 완전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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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유튜브는 비슷한 종류의 설정이 있지만 디자인이 다르다. 오버레이 카드가 적고 전체 화면의 별도 영역 메뉴가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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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의 경우, 구글은 앱 내에서 하단 표시줄 메뉴 사용을 막는 명확하고 신중한 가이드라인을 수 년 동안 시행하다가 이러한 요소를 자체 앱에서 자유롭게 사용하고 다른 앱에서도 적극적으로 사용을 장려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실제 결과는 표준 변경이라는 개념이 아니라, 구글의 자체 앱과 그 외 앱에서 어떤 종류의 패턴을 마주치게 되는지에 대한 기준의 부족과 혼란이 생겼다.

다시 말하지만, 이것은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인터페이스 설계의 주적인 불일치와 예측 불가능성을 초래한다.

좀 더 넓게 바라보기

이제 잠시 뒤로 물러나서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별 것 아닌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일까? 그렇다고 답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결국 대부분 일반적인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가 UI 디자인 등에 대해 의식적으로 생각하거나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전문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인정하겠지만, 사람들이 특정 앱이나 경험이 다른 것보다 더 효과적일 때 은연 중에라도 알아차린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이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좋은 디자인은 쉽고 즐겁게 사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것이지, 사용자가 의식해서 생각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다. 흔히 인용되는 격언에 따르면 “좋은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은 불필요한 주의를 끌지 않고도 당면한 작업을 완료하도록 돕는다”.

현재 안드로이드에서 보이는 것은, 공유 메뉴의 일관성과 표준 준수 부족에서 메뉴 배치와 기본 명령 위치에 대한 서로 다른 여러 접근 방식까지, 정확히 그 반대다. 비록 “이 기능의 위치는 예상했던 곳이 아니”라거나 “필요한 설정을 찾기 위해 이곳저곳 뒤져야 했어”라는 생각이 분명히 들지 않더라도, 그렇게 직관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쉽게 달성할 수 있는 일을 더 어렵게 하고 있음을 눈치챈다. 그리고 안드로이드 폰 사용 경험이 예상만큼 원활하고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어느 정도는 알 수 있다.

구글은 일관된 디자인 표준의 퇴보로 스스로를 궁지로 몰아갔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필요한 것은 자체 등급 내에서 일관성을 유지하고 나머지 생태계에 대한 의사소통을 일치시키는 것이다. 구글이 2012년에 홀로 표준을, 2014년에 다시 머터리얼 디자인을 출시해 안드로이드를 새로운 수준의 세련미와 응집력으로 발전시켰을 때와 같은 방식으로 말이다.

구글의 디자인 전문가이자 머터리얼 디자인 책임자 마티아스 두아르테는 당시 “일관성이 없는 세상의 물리학보다 더 나쁜 것은 없다. 끊임없이 배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계속 배워야 하는 아이처럼 모든 것이 새롭고 놀라우며 일관성이 없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최적화하도록 절대 안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머터리얼 디자인은 모두 사용자의 두뇌가 가능한 적게 일하도록 최적화된 시스템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라고 덧붙였다.

이 간단하고 기초적인 전략은 지난 몇 년 간 사라져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약간의 헌신과 많은 재표준화로 구글은 일관성을 되찾을 수 있다. 유일한 문제는 구글이 실제로 이런 전략을 실현하고 싶어하는가일 것이다. editor@itworld.co.kr

JR Raphael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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