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까맣게 타버린 코나 전기차에 현대차도 속이 타들어간다. 그동안 코나 EV 화재 원인을 조사해온 국토교통부와 국토부 산하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조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 때문에 코나 EV 화재를 두고 현대차의 제작 결함이냐, 배터리를 공급하는 LG화학의 문제냐 등 다양한 가능성만 제기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 판매된 코나 EV 약 7만7000대 리콜에 나섰으나 코나 EV 일부 소비자들은 리콜 내용인 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BMS) 업데이트로는 화재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집단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화재 원인이 배터리로 결론나지 않은 상황에서 배터리를 교체해달라고 하니 현대차도 답답한 노릇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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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명예회장이 생산 현장을 방문할 때면 국내는 물론 해외 공장의 경영진은 최고의 품질로 답해야 했다. 소비자의 생명을 좌우할 수 있는 만큼 작은 볼트 하나까지 정 명예회장의 눈을 피할 수 없었다.
정 명예회장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기아차를 인수해 글로벌 자동차로 키워내면서, 2010년 현대·기아차를 전 세계 자동차 5위로 올려놨다. 정 명예회장의 품질 경영은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를 낳았고,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로 확대해나가고 있다.
정 회장은 올해를 전기차의 원년으로 삼았다. 그는 신년사에서 "신성장동력으로의 대전환은 우리 모두가 함께 해야만 가능하다"며 "우리의 마음과 역량이 합쳐진다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코로나19 등 어려운 대내외 여건에서 정 회장의 위기 돌파 의지가 강하게 읽히기 때문일까. 코나 EV 화재에 대해 판매 중단 등 단호한 결정을 하지 못한 점은 여전히 아쉬운 대목이다.
차량 판매 보다 소중한 것은 소비자와의 신뢰다. 소비자들은 현대차를 보고 차를 산 것이지, 어느 회사의 부품이 들어갔는지 잘 모른다.
현대차 생산품질담당 서보신 사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코나 EV 기술적 제작 책임을 인정하느냐는 질의에 "인정한다"며 "완벽하진 않지만 (향후 조치를 위한) 솔루션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이후 서 사장은 고문으로 위촉됐다. 이를 두고 재계 일각에선 인사를 통한 세대교체라는 시각 속에서도 당시 서 사장이 코나 EV 화재에 대한 책임을 지고 밀려난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왔다.
현대차그룹은 내달 현대차 아이오닉5를 시작으로 기아 CV(프로젝트명), 제네시스 JW(프로젝트명) 등의 전기차를 줄줄이 출시하기로 했다. 순수 전기차 전용의 E-GMP 플랫폼을 적용해 테슬라, 폭스바겐 등과 격전을 앞두고 있다. 브랜드를 넘어 한국을 대표해 전 세계 회사와 한판 승부를 벌이는 것이다.
정의선 회장의 품질경영이 전기차를 통해 더욱 완성도 높아지길 기대한다.
people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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