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실태를 외부에 최초로 알린 중국 의사 리원량.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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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의 의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목격했지만 중국 정부가 상황을 발설하지 못하게 압박했다는 증언이 공개됐다.

영국의 BBC는 26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의 우한 지역 의사들을 취재한 내용을 공개했다. BBC는 "지난해 1월 초 우한중심병원 의료진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염력이 강하다는 사실을 파악했지만, 중국 정부가 이를 발설하지 못하도록 입막음을 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우한중심병원의 한 의사는 "지난해 1월 10일쯤 병원 호흡기내과가 환자로 가득했다. 통제불능이었고 우리는 당황했다"고 고백했다. 실제로 우한중심병원은 직원 200명 이상이 집단감염됐으며, 코로나19로 사망한 의사 리원량이 근무했던 곳이다. 그는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가장 먼저 폭로했으며,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익명의 한 의사는 "인간 간 전염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당국은 전염병이 없다고 말했다”며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도, 바이러스에 관련해 누구와도 말하는 것도 금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병원 내 코로나19를 진단하거나 보고할 방법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중국에 우호적인 입장이었다. 세계 각국의 의료진과 연구진들이 바이러스의 강력한 전염과 인간 대 인간 전염을 경고하는 동안 확실치 않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WHO는 이후 중국은 바르고,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며 중국 당국을 칭찬했다.

이와 관련 BBC가 입수한 WHO의 내부 회의록에 따르면 당시 회의에서 “중국으로부터 정보를 계속 업데이트하고 있다”며 사태의 추이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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