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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스팸없는 '스팸덮밥' 논란…편의점 스팸 삼각김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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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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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부터)GS25, CU, 세븐일레븐에서 판매하는 '스팸'이 들어간 제품들 /사진제공=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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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팸 덮밥으로 시켰는데 이건 스팸이 아닌데요?" vs "스팸은 브랜드명이 아니라 캔햄류에 통용되는 명사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일어난 '스팸덮밥' 논쟁 내용이다. 한 식당에서 '스팸덮밥'을 주문한 소비자가 덮밥에 사용된 햄이 스팸이 아니라고 배달앱 리뷰에 항의했고, 이에 사장이 스팸은 캔햄류를 지칭하는 말이라고 주장하며 설전을 벌어졌다.

이들의 설전은 온라인에서 퍼지며 논란이 됐다. 누리꾼들은 "스팸이 캔햄류를 통칭하는 말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스팸과 런천미트는 엄연히 다른데 특정 상표명을 일반명사로 쓰면 안 된다"는 의견으로 대립했다.


스팸과 런천미트…어떻게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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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스팸'(왼쪽), 한성기업 '런천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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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이 생산·판매하는 스팸은 미국 식품사 '호멜 식품'에서 개발한 통조림 캔햄(프레스햄)이다. 양념햄(SPiced HAM)이란 뜻으로, 다른 캔햄에 붙일 수 없는 엄연한 상표명이다. 반면 '런천미트'는 익히거나 염지한 고기를 얇게 저민제품을 통칭한다. 뜻만 놓고 보면 스팸도 런천미트의 한 종류인 셈이다.

스팸이 국내에서 '캔햄'을 지칭하는 말로 쓰이는 이유는 시장점유율과 무관치 않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캔햄 시장에서 스팸의 점유율은 60%에 달한다. 30년 넘게 국내 캔햄 시장을 이끌며 부동의 1위를 지키다보니 캔햄의 '대명사'로 통하게 된 것이다.

런천미트는 서양과 국내에서 쓰임새가 다르다. 서양에선 캔햄을 비롯해 데우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는 고기류를 통칭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저가형 캔햄을 지칭할 때 주로 사용한다. 국내 육가공업체들은 고가형 캔햄에는 스팸(CJ제일제당), 리챔(동원F&B), 로스팜(롯데푸드), 뚝심(목우촌) 등 브랜드명을 내세우지만, 저가형 캔햄 제품은 별도 상표명 없이 '런천미트'란 이름으로 판매한다.

런천미트로 통용되는 저가형 캔햄은 돼지고기 함량이 50% 이하로 낮은 편이고 닭고기, 전분, 밀가루 비율이 높다. 가격도 고가형 캔햄이 저가형 캔햄의 1.5~2배로 차이가 있다.


편의점 '스팸 삼각김밥'은 스팸을 사용할까

스팸과 런천미트는 엄연히 다르지만, 스팸덮밥 논란 속 식당처럼 스팸을 사용하지 않아도 메뉴명에 스팸을 넣는 경우가 잦다. CJ제일제당이 스팸 브랜드를 보호하고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이유다.

편의점 업계나 프랜차이즈 도시락 업체에서는 이미 자발적으로 스팸 사용을 '인증'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편의점 GS25,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은 스팸이 들어간 도시락·김밥·삼각김밥 등의 패키지에 '스팸' 로고를 넣어서 판매한다. 한솥도시락도 스팸이 들어간 도시락 메뉴판과 포스터에 스팸 로고를 넣었다. 인기 식재료인 스팸을 강조하는 동시에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기 위한 전략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스팸이 캔햄 중에서 가격이 비싼 편이라 마진율이 낮은 편이지만 이를 상쇄할 정도로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라며 "제품 개발, 마케팅 과정에서 스팸 브랜드를 내세우면 소비자 반응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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