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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초유의 공매도 전쟁

WSB 홈피 다운까지…'다음' 게임스탑 찾기 혈안인 美 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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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몰려든 신규 접속자에 때문"에 오전 한 때 먹통

일별 단위 추천 종목방 운영…공매도 잔고율 높은 종목 집중

"'백기' 든 멜빈캐피탈, 다음은 메이플레인 될 가능성 커"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미국 게임스탑(GME) 주가 폭등의 ‘주범’인 커뮤니티 월스트리트베츠(WSB·Wallstreetbets)가 다음 목표물 찾기에 혈안이 돼 있다. 몰려드는 접속자에 사이트가 잠시 먹통이 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공매도하는 헤지펀드를 파산시키자는 주장을 노골적으로 펴며, 공매도 미상환 잔액이 큰 기업을 중심으로 분석 중이다. 간밤 게임스탑 주가 하락에 베팅한 한 헤지펀드가 문을 닫는 등 월가는 지금 WSB에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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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9시30분께 미국 개인 투자자 커뮤니티인 월스트리트베츠 접속이 안 되고 있다. 갑자기 몰려든 접속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오전 10시)는 정상적으로 접속되고 있다. (사진=월스트리트베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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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게임스탑는 전 거래일 대비 134.84% 오른 199.53달러로 마감했다. ‘제2의 게임스탑’으로 불리는 AMC(AMC)는 무려 301.21%가 오른 19.90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밖에 네이키드 브랜드 그룹(NAKD) 252.31%,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BBBY) 43.45%, 블랙베리(BB) 32.66%, 노키아(NOK) 38.48%, 푸보TV(FUBO) 6.44%씩 올랐다. 모두 WSB에서 거론되던 종목들이다.

WSB는 이날 오전 한 때 접속이 안 되기도 했다. WSB 측은 예상치 못한 신규 진입자가 너무 많이 늘어난 데 대한 기술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WSB에 대한 이같은 뜨거운 열기는 미국 주식 시장을 교란하고 있는 주범인 이들이 지속적으로 제2, 제3의 게임스탑을 찾기 위한 분석을 멈추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일별 단위 추천 종목방(What are your moves tomorrow-daily discussion)을 운영해 그날에 자신들이 집중할 기업을 찾는다. ‘GEM에 올하라’, ‘GME는 사는데 BB는 별로야’ 등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등에 그날 WSB의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다. 당일 가장 많이 언급됐던 단어나 종목, 반응의 정도 등을 정리해 시각화해서 보여주기도 한다.

WSB가 종목을 선별할 때 가장 집중하는 건 공매도 잔고율이다. 게임스탑 폭등의 주요 원인이 숏 스퀴즈인 만큼, 하락에 베팅한 규모가 큰 주식을 우선 눈여겨 보는 것이다. 이들이 종목을 정해 집중 매수하면 주가가 오르고, 그러면 하락에 베팅했던 기관들은 손해를 메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해당 주식을 매수하는 숏 커버링을 진행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주가가 또 한 번 치솟는 걸 숏 스퀴즈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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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통과된 미국 경기부양책으로 미국 국민 1인에 지급되는 재난지원금 600달러를 쥔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 잔액이 큰 종목을 찾아, 하락에 베팅한 헤지 펀드가 두려워하고 있는 상황을 풍자한 인터넷 밈 중 하나. (출처=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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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 게임스탑을 공매도했던 주축 헤지펀드인 멜빈 캐피탈(Melvin Capital)은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전했다. WSB는 공매도하는 헤지펀드를 ‘증오’한다. 팔로워 22만4000명을 거느린 WSB Chairman이란 계정의 트위터 사용자는 “GME와 AMC, 둘 다 달에 가면 안 될까?” “거래하지 않으면 헤지 펀드를 파산시킬 수 없다” 등 선동에 가까운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미국 트위터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트렌드는 SaveAMC로 공매도 세력에서 AMC를 구해내자는, 즉 많이 매수하자는 캠페인까지 벌어지고 있다. Save 뒤에 AMC 외 다른 기업명을 붙이며 집중 매수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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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B의 다음 타겟으로 지목되는 메이플레인이 숏포지션을 구축한 종목. (출처=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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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멜빈 캐피탈의 백기로 미국 개인들의 공매도 죽이기가 완전히 끝났다고 보긴 어렵다”며 “다음으로 메이플레인을 타겟으로 삼고 있는데, 이들도 몇몇 종목에 숏보지션을 구축하고 있어 공격받을 가능성이 높고 관련 종목은 게임스탑처럼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시장 전체로 보면 지나갈 소음이라고 판단합니다. 지금 당장 수급은 불안하나 시장의 큰 흐름을 결정하는 매크로와 주도기업의 실적엔 큰 이상이 없다”며 “연준도 정책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하는 등 아직은 추세가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라고 덧붙였다.

힌편 하이숏인터레스트닷컴에 따르면 이날 기준 미국 주식에서 공매도 미상환 잔고율이 가장 높은 주식은 게임스탑으로 138.08%다. 이어 Virgin Galactic Holdings Inc(SPCE·81.53%), AMC(68.93%), BBBY(66.62%), Ligand Pharmaceuticals Inc(LGND·64.24%), National Beverage Corp(FIZZ·62.52%), FUBO(62.15%) SunPower Corporation(SPWR·53.57%) 등 순으로 나타났다. 해당 종목들은 공매도 세력을 거부하는 WSB의 특성상 이들의 다음 목표물이 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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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하이숏인터레스트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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