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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현장에서]‘조카의 난’ 휘말린 금호석화..찻 잔 속 미풍 그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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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상무(해외영업부문 담당)가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면서 그 파장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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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왼쪽)·박철완 상무. (사진=금호석유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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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상무는 2002년 타계한 고(故) 박정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아들이지만 경영권을 박삼구 전 회장이 승계하면서 금호가(家)에서는 ‘비운의 왕자’로 알려져 있다. 2009년 박삼구 전 회장과 박찬구 회장이 경영권을 두고 벌인 ‘형제의 난’에서는 박 전 회장 측에 섰던 인물이다. 당시 박 상무는 차장 직급으로 박 전 회장의 아들인 박세창 상무 밑에서 일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금호그룹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자리가 마땅치 않게 되자 박찬구 회장의 품으로 자리를 옮겼다.

금호석화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는 주요 임원들이 박 상무를 반대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나중에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될 수 있어서였다. 하지만 박 회장은 존경했던 박정구 전 회장의 아들인 만큼 품에 안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상무는 금호그룹 워크아웃 당시 아시아나항공 경영권을 원했지만 실제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이후 최근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확정되자 금호석화 경영권에 눈을 돌린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박 상무가 금호석화의 경영권 찬탈은 쉽지 않다는게 재계 분석이다. 우선 박 상무는 금호석화 지분 10%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우호세력으로 IS동서(지분율 3~4%)를 끌어들일 것으로 보인다. 반면 박 회장의 지분율 6.7%로 재계에서는 경영권 분쟁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박 회장의 아들인 박준경 전무가 7.2%와 박주형 상무가 0.8%씩 보유하고 있어 박 회장 가계 지분율은 총 14.3%에 이른다. 다만 자사주(559만2528주)를 제외한 의결권 지분율로 따지면 박 회장이 밀리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실제 자사주를 제외한 박 상무의 의결권 지분율은 12.25%이고 박 회장 가계 의결권 지분율은 총 18.17%로 차이가 벌어진다.

특히 재계에서는 박 회장이 국내외 주주들로부터 절대적인 신임을 받고 있다. 이에 경영권 분쟁을 일으킬 만한 소재도 마땅치 않다는 해석이다. 금호석화 부채비율은 50% 미만으로 안정적 재무구조를 갖춘데다 실적 및 주가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주주배당성향 역시 주주들에게 차등배당 정책을 하고 있어 박 상무의 반기 명분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조카가 삼촌을 배신하고 경영권을 뺏으려 한다는 여론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금호가에서 ‘아웃사이더’인 박 상무가 이번 반기를 통해 어떤 반대급부를 얻으려 하는지 해석이 분분하다. 경영권을 노리고 무리수를 두다 결국 발붙일 곳이 없어질 게 뻔해서다. 다양한 추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금호석화 측은 말을 아끼며 박 상무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사태가 찻잔 속 미풍에 그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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