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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 (금)

총리까지 나선 LG·SK 배터리 분쟁…극적 합의 이뤄질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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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총리, 양사간 분쟁에 “정말 부끄러운 일” 지적

양사 최고책임자 등에 연락, “K-배터리 키워야” 언급

美ITC 최종판결 앞두고 양사 막판 합의도 속도낼 듯

지동섭 SK이노 사장 “국가경제 발전 기여하도록 노력”

이데일리

정세균 국무총리가 28일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방송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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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간 배터리 소송전과 관련해 “양사가 빨리 나서 문제를 해결하라”며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양사간 막판 합의 가능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다음달 초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소송 최종 판결까지 불과 2주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인만큼 양사가 어떤 행보를 보여줄 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정 총리는 28일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한국의 대표기업들인 LG와 SK가 3년째 소송 중인데, 소송 비용만 수천억원에 달한다고 한다”며 “경제적인 것뿐만 아니라 양사가 싸우면 남 좋은 일만 시킨다. 남이 누군지는 거론하지 않아도 다 알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 총리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간 배터리 분쟁을 두고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미국 정치권도 나서 제발 좀 빨리 해결해달라고 하는데, 정말 부끄럽다”며 “내가 양사 최고 책임자와 연락도 해봤고, 만나기도 해서 빨리 해결을 부탁했지만 여전히 해결이 안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양사가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해 미래가 앞으로 크게 열릴 ‘K-배터리’가 작은 파이를 놓고 싸우지 말고, 큰 세계시장을 향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황을 빨리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부 최고위급 인사가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간 배터리 분쟁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양사는 2019년 4월부터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소송, 특허침해 소송 등을 이어오고 있다. 그간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에선 양사의 분쟁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삼가왔다. 민간기업간의 지식재산권 관련 싸움인만큼 정부가 전면에 나서 중재하기 어려운 측면이 컸다. 때문에 이번 정 총리의 발언은 무게감이 클 수밖에 없다. 산업부 장관도 아닌 국무총리의 입에서 나온 발언인만큼 여파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양사간 진행되고 있는 소송전 가운데 최종 판결을 목전에 두고 있는 건은 영업비밀 침해건이다. ITC는 두 차례 연기 끝이 최종 판결일을 다음달 10일로 예정한 상태다. 앞서 ITC는 SK이노베이션의 조기패소를 결정한 바 있는데, 해당 판결이 최종 인용될 경우 SK이노베이션은 미국내 배터리 사업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중국과 일본, 그리고 유럽 완성차 업체들까지 나서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ITC 판결로 인한 한국 기업의 타격은 K-배터리 육성 차원에서도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정 총리가 이날 간담회에서 “빨리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한 이유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도 합의를 위한 물밑 협상을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화학 측은 지난 27일 열린 LG화학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ITC 최종 판결 전후에 합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협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양사가 제시하는 배상금의 차이가 커 최종 합의엔 진통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 총리의 발언이 양사간 합의 과정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 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실제 정 총리 측은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대표들에게도 연락을 취하는 등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총리실이 배터리 소송건과 관련해 이 정도까지 언급하고 각사 사장들에게도 의견을 전달한만큼 조만간 양 그룹 회장들간 만남도 성사될 가능성도 점쳐진다”며 “ITC 최종 판결이 불과 며칠 남지 않은 상황인만큼 막판 합의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이날 정 총리의 발언 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대표는 “지금까지 모든 소송 과정에 성실하게 임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원만히 해결하지 못해 국민들께 송구한 마음”이라며 “총리께서 배터리 소송에 대해 크게 우려를 표한 것은 이 같은 국민적 바람이라고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분쟁 상대방과의 협력적이고 건설적인 대화 노력을 통해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민들께서 기대하는대로 K-배터리가 국가경제와 산업생태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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