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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총수 지원에도 힘든데"...이재용의 신수종사업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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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V 페이스트 사업 매각 검토

매각 결정되면 모든 사업 철수

이 부회장, AI 등에 25조 투입

일각 "총수 부재 장기화 우려

성장동력 기회 잃을 수도" 지적

아시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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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이선영 기자 = 삼성SDI가 중국에서 태양광 소재 사업 매각을 검토하면서 사실상 태양광 관련 사업을 모두 접게 될 전망이다. 故 이건희 회장이 5대 신수종 사업 중 하나로 내세웠던 태양전지 사업이지만 결국 관련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되는 모양새다.

2010년 故 이 회장은 삼성의 미래를 이끌 신수종사업으로 태양전지, 자동차전지, LED(발광다이오드),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5개 사업을 선정했다. 당시 “다른 글로벌 기업이 머뭇거릴 때 과감하게 투자해서 기회를 선점하고 국가 경제에도 보탬이 되도록 해야 한다”며 향후 10년간 23조3000억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그룹의 총수가 직접 나서 육성을 약속한 신사업이지만 10여년이 지난 현재 삼성의 주력 사업으로 성장한 건 자동차전지와 바이오 사업 뿐이다. 총수의 적극적인 지원에도 성장 동력으로 안착하기가 쉽지 않다는 방증이다.

업황이 변하면서 삼성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는 사업에도 변화가 생겼다. 이재용 부회장은 2018년 미래 성장사업으로 AI(인공지능), 5G, 바이오, 전장부품 등을 선정했다. 3년간 25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해당 사업들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사실상 총수 부재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이로 인한 성장 동력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총수가 직접 성장 동력을 발굴해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할 위기에 놓이면서 삼성이 성장동력을 발굴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중국 PV 페이스트 사업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중이다. PV 페이스트는 태양전지 겉면에 얇게 도포돼 태양광으로부터 얻어진 에너지를 전달하는 선로 역할을 하는 전극재료다. PV 페이스트 사업의 매출이 삼성SDI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가 중국에서 PV 페이스트 사업 매각을 결정하게 되면 태양광 관련 사업은 모두 정리하게 되는 셈이다.

故 이 회장이 태양전지 사업을 신수종사업으로 선정한 이후 2011년 태양전지 사업은 삼성전자에서 삼성SDI로 이관된 바 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2년 태양전지 생산을 중단했고, 2014년 사업에서 철수했다. 태양광 소재 사업까지 정리하면 관련 사업은 아무 것도 남지 않게 된다.

5개 신수종사업 중에서 사업을 정리한 것은 태양전지 뿐이지만, 성공한 것도 2개 사업 뿐이다. 현재 삼성SDI가 담당하고 있는 자동차전지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제약 사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SDI는 지난해 매출 11조2948억원, 영업이익 6713억원으로 전년 대비 11.9%, 45.3% 각각 늘어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지난해 매출 1조1648억원, 영업이익 2928억원으로 전년 대비 66%, 219.3% 각각 늘어났다. 역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모습이다. 특히 삼성SDI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앞으로의 성장이 더욱 기대되는 곳이기도 하다.

반면 LED 사업은 현재 삼성전자의 사업팀으로 축소돼 있으며, 의료기기 사업의 경우 삼성메디슨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삼성메디슨의 2019년 연간 매출액은 3256억원으로 전년 대비 0.2% 줄었고, 영업이익은 26억원으로 18% 늘었다.

이 부회장이 주목하는 미래 성장 사업은 AI와 5G, 바이오, 전장부품 등이다. 부친처럼 직접 선정한 미래 성장동력을 멈추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투자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부회장이 현재 구속 수감 중이라는 점은 삼성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경묵 서울대 교수는 “밖에 있을 때보다는 기회와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M&A 등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할 때 동력이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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