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류기간 6개월에서 5년 확대
추후 시민권까지 신청 가능
中 "홍콩인 2등 시민 취급"
영국이 31일(현지시간) 영국해외시민(BNO) 여권을 소지하거나 신청할 자격이 있는 홍콩인을 대상으로 이민 확대 정책을 시행한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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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오는 31일(현지시간)부터 홍콩인들에 시민권 획득을 확대하는 조치를 시행한다. 지난해 6월 홍콩보안법 시행에 대한 대응 차원이다. 사실상 홍콩인에 이민 문호를 활짝 열겠다는 조치로 중국 당국은 "내정 간섭"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영국해외시민(British National Overseas·BNO) 여권을 가진 홍콩인의 영국 체류 기간은 기존 6개월에서 5년으로 대폭 늘어난다. 5년 뒤에는 정착 지위를 주고 1년 뒤 시민권 신청도 허용한다.
BNO 여권은 영국이 1997년 7월 홍콩을 중국에 반환하기 전까지 홍콩인들에게 발급했던 여권이다. 여권 소지 자격이 있는 홍콩인은 약 290만명, 여기에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도 230만명에 달한다.
다만 장기체류 비자를 신청하기 위해선 최소 6개월 동안 영국에서 쓸 수 있는 자산이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또 정착 지위를 받으려면 영어로 의사소통할 수 있어야 하고, 시민권을 신청할 때는 위중한 범죄 이력이 없어야 한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성명을 내고 “홍콩인들에게 영국에서 거주지를 갖고 일할 수 있는 통로를 줄 수 있게 돼서 매우 자랑스럽다”며 “그동안 우리는 홍콩인들과 유대감을 맺어왔고, 영국과 홍콩이 소중히 여기는 자유와 자치를 지지해왔다”고 밝혔다.
중국은 영국의 이민 확대 조치가 중국 내정 간섭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영국은 홍콩이 이미 24년 전에 중국에 반환됐다는 사실을 무시해왔다”며 “이번 정책은 홍콩인들을 영국의 2등 시민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민 확대 정책은 중국의 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홍콩 사무와 중국 내정에 함부로 개입하는 것”이라며 "중국은 31일부터 BNO 여권 소지자에 대한 여행증명과 신분 증명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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