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당국 게임스탑 거래 제한 로빈후드 조사 나서
한국 3월 공매도 금지 연장 여부 앞두고 개인 반발 여론에 당국 고민 깊어져
[청와대 홈페이지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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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정순식 기자] 게임스탑이 촉발한 공매도 논란이 미국의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들끓는 여론에 정치권이 동조하고 나서는 흐름이 뚜렷하다. 오는 3월 공매도 금지 연장 여부를 앞두고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에 고심하고 있는 한국과 비슷한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공매도 금지를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현재 20만5000에 달한다.
미 증권 감독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9일(현지시간) 특정 주식의 거래를 과도하게 제한한 행위에 대해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과 CNBC방송에 따르면 SEC는 "투자자들에게 불이익을 줬거나 특정 주식의 거래 능력을 지나치게 억제했을 가능성이 있는 규제 대상 기관의 조치를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무료 증권거래 앱인 로빈후드 등 일부 회사가 전날 게임스톱, AMC엔터테인먼트, 블랙베리 등의 주식 거래를 제한한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개인 투자자들은 물론 미 정치권에서도 헤지펀드는 해당 주식을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상황에서 개미들의 매수를 막고 매도만 허용한 것은 부당하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자 미국 증권당국이 움직인 것이다.
로빈후드는 하루 만에 백기를 들고 게임스톱 등의 주식 거래를 재개했으나,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이 조사에 착수한 데 이어 SEC까지 점검 계획을 밝히면서 사면초가이 처지에 처하게 됐다.
SEC는 이날 성명에서 "연방 증권법에서 금지하는 조작 거래 행위 등이 드러날 경우 우리는 개인 투자자들을 보호할 것"이라며 "잘못을 적발하고 규제 대상 기관들이 투자자 보호 의무를 지키게 하도록 유관 기관들과 협력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월가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엘리자베스 워런(민주·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전날 CNBC방송에 출연해 "시장 조작에 대해 분명한 규정을 갖고 이를 집행할 의지가 있는 SEC를 원한다"며 "순찰 중인 경찰관이 있어야 시장이 건강해진다. 그게 바로 SEC"라고 압박한 바 있다.
거래 제한이 풀리자 전날 44% 급락했던 게임스톱 주가는 67.9% 폭등했다. 전날 급락분을 거의 만회한 셈이다.
미국의 이런 상황은 국내의 공매도 논란과 유사하다. 금융당국의 수장인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공매도 재개 의지를 밝히자, 개인투자자들의 반발 여론을 의식한 정치권은 공매도 금지 재연장을 외치고 있다. 여당 내부에서는 4월 서울·부산시장을 뽑는 보궐선거를 앞두고 개인 투자자가 반대하는 공매도를 예정대로 오는 3월 16일 재개하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정무위 소속인 양향자·박용진 의원과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한 우상호 의원,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의원 등은 공개적으로 공매도 금지 연장을 주장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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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지난 29일 오전 금융위원회 등 소관부처를 불러 비공개 당정협의를 가져 주목을 받았다. 이날 당정협의는 신년 업무보고를 위해 매년 정례적으로 열리는 회의다. 하지만 공매도 재개 시점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와 여당은 공매도 제도 개선을 전제로 재개하는 방안으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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