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임성근(57·17기)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헌정 사상 첫 판사 탄핵안이 빠르면 2월 초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사법농단'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조만간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은 "사법부·판사 길들이기"라고 맹비난하고 나섰다.
지난 29일 기준 탄핵 소추안 발의에 이름을 올리겠다는 의사를 밝힌 의원은 이낙연 민주당 대표를 포함해 가결정족수 151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탄핵 소추안이 내달 1일 발의되면 2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 보고되고, 3일 또는 4일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법조계에선 입법부의 탄핵소추의 정당성과 필요성에 대해 대체적으로 공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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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변호사는 이어 "(사법농단 사건에서 법관들 무죄와) 무관하게 판사에 대한 탄핵을 하는 것 자체를 문제삼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판사 탄핵에 대한 시도는 의미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최정규 원곡법률사무소 변호사 역시 "불법행위가 있다면 법관도 엄중한 책임을 묻는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책임을 묻는 방식이 여러가지가 있을텐데 국회에서 할수 있는 탄핵 절차도 그 중 하나로 사용되는 것에 대해서는 필요하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변호사는 이어 "기본적으로 꼭 형사판결이 확정돼야만 탄핵대상이라고 보는 건 맞지 않다"며"직권남용죄에 있어 형사처벌 영역이 있고 탄핵은 좀 더 범위가 넓어 재판이랑 탄핵은 다른 영역"이라고 평가했다.
법조계에선 형법상 무죄라 하더라도 '헌법상 침해'가 있다면 탄핵 대상이 분명하고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탄핵 이전에 법관 공무원의 형사처벌 등에 대한 제도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 변호사는 "헌재에서 탄핵 심판은 형법의 위반 여부를 따지는 게 아니라 헌법의 위반 여부를 따지는 것"이라며 "(사법농단) 판결이 법원에서 헌법상 침해는 있을지 몰라도 형법상 침해는 없다는 것인데, 임성근 판사에 대한 1심 판결문에 헌법상 침해가 있다고 한다면 그건 탄핵 대상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헌법에서는 판사는 법률과 양심에 따라 (재판을) 해야 하는데 그게 아니라 어떤 거래에 의해서 했다면 그건 탄핵 대상이다. 명백하다"고 덧붙였다.
최 변호사는 "법관 탄핵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법적 책임을 묻는게 먼저고, 탄핵은 법적인 책임보다 큰 개념인데 제도 정비없이 바로 탄핵으로 가는 건 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법관은 부정한 목적이나 평균적 주의의무를 현저히 위반했을 때만 책임지게 하는 등 일반공무원의 손해배상 책임보다 엄격하게 보고 있다"면서 "지금의 법으로 민사든 형사든 법관공무원의 잘못에 대해 개인이나 국가가 책임질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와 관련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은 신광렬(56·사법연수원 19기) 전 서울중앙지법 수석부장판사는 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 논의와 관련해 "무죄 판결을 받았는데 탄핵을 한다는 것은 곤란하지 않느냐"며 "탄핵은 범법행위를 저질렀는데도 수사나 기소도 않고 계속해서 공직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 파면하는 것인데, 이 사건은 기소돼서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것이다. 형사판결에 따라 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에둘러 비판했다.
한편 탄핵안이 국회 재적의원 과반(151명) 동의로 본회의서 의결되면 국회가 헌법재판소에 탄핵 심판을 청구한다. 헌재가 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 동의로 파면을 결정한다. 현직 법관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는 헌정 사상 세번째다. 탄핵소추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헌정 사상 첫 사례다.
y2k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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