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투자자 한화 22조 3000억 규모 손실 추산
일부 공매도 투자자 "공매도 전략 폐기" 항복선언
"어떻게 봐도 터무니없는 주가" 공매도 세력 추가 참전도
미국 게임 소매업체인 게임스탑을 둘러싸고 개미와 기관의 공매도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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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미국 비디오게임 소매업체인 게임스탑에 대한 공매도 전쟁을 둘러싸고 레딧을 중심으로 뭉친 개인투자자들과 헤지펀드 등 공매도 세력 중 승자가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기관을 상대로 개미들이 승기를 잡았으나 월가의 저력 역시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승패를 점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 시장분석업체 S3파트너스에 따르면 게임스탑 공매도 투자자들은 올해만 200억달러(약 22조3000원) 가까운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9일 하루에만 주가가 68.9% 오르면서 80억달러 손실을 입었다. 미 증시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 세력에 저항하며 주식을 대거 사들인 영향이다.
헤지펀드 멜빈캐피털이 개미들의 집중 포화를 맞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멜빈캐피털은 1월 한 달 동안 전체 투자자산의 53%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다. 운용 자산은 지난해 125억달러(약 14조원)에서 80억달러(약 8조9000억원)로 줄었다. 게임스탑의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보고 공매도에 베팅했지만 이에 반발한 개미들이 주가를 1700% 가까이 띄웠기 때문이다.
또다른 공매도 세력인 메이플레인 캐피털도 지난달 45%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고 실적을 낸 헤지펀드 중 하나인 바이킹 글로벌 인베스터스도 7% 손실을 입었다.
개미들이 펀드매니저들의 사업방식마저 바꾸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월가의 유명 공매도 투자자인 앤드루 레프트 시트론리서치 대표는 지난 29일 트위터에 “공매도 투자 전략을 폐기하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그는 게임스탑 주가가 20달러로 떨어질 것이라 주장해 개인 투자자들의 분노를 샀다. 공매도의 전설로 불리는 레프트마저 개미들에 백기투항한 셈이다.
전직 헤지펀드 매니저는 로이터통신에 “헤지펀드는 앞으로 숏 포지션(주식 혹은 옵션 등을 매도한 상태)에 훨씬 신중할 것”이라며 “이는 헤지펀드의 취지를 꺾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헤지펀드는 주가가 하락할 때는 공매도를 통해 돈을 버는 등, 어떤 시장 상황에서도 절대 수익을 추구하지만 이번 ‘개미와의 전쟁’ 사태로 업계 운용 방식을 바꿀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다만 월가의 아성이 쉽게 무너지진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공매도 세력들은 적지 않은 손실을 입었지만 숏 포지션을 정리하지 않고 있다. S3 파트너스에 따르면 지난주 게임스탑 공매도 잔량은 8% 줄어드는 데 그쳤다. 완전히 공매도를 청산한 기관이 극소수에 불과한데다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헤지펀드가 계속 생겨나서다.
현재 325달러인 게임스탑 주가가 조만간 100달러를 밑돌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카일 배스 헤이먼 캐피털 매니지먼트 창업자는 “이건 투자가 아니다. 미친 짓”며 “한두달 안으로 게임스탑이 주당 100달러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매우 놀라울 것”이라며 이같이 내다봤다. 투자은행 베어드 역시 “최선의 시나리오를 모두 대입해도 지금의 주가 수준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며 “거품은 반드시 붕괴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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