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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쿠팡 노동환경 논란 확산…높은 이직률 해결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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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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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안소연 기자 = 쿠팡의 근로 환경 문제를 두고 연일 노동계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쿠팡은 “배송기사 쿠팡맨(현 쿠친)은 직고용 형태로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지난해 쿠팡과 관련한 근로자 사망사건이 발생하자 근로자 사이에서는 “책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노동의 질 자체를 봐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법의 준수 차원을 넘어 지속 가능한 근로 형태를 만드는데 집중할 때라고 조언한다.

◇ “근무 환경 열약하다” vs “오히려 개인 업무 부담 줄였다”
근무환경에 대한 사측과 근로자 간의 갈등은 현재 진행 중이다. 지난달 11일에는 화성 동탄 물류센터 근로자가 근무 뒤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고, 지난해 10월에는 경북 칠곡 쿠팡 물류센터에서 근무해온 일용직 노동자가 집에서 숨졌다.

이에 공공운수노조와 쿠팡발(發) 코로나19 피해자지원대책위원회는 지난달 쿠팡 동탄물류센터 앞에서 야간노동자 사망사건 책임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같은 달 26일에는 고용노동부가 쿠팡을 포함한 대형 온라인유통업체 임원들에게 설 성수기 노동자들의 과로를 예방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당부하기도 했다.

쿠팡은 근무시간이 정해져있다. 따라서 시간 내 할당된 배송 물량을 소화하지 못할 것 같으면 동일 조직의 여유가 있는 다른 직원을 투입한다. 이론적으로는 합리적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사실은 심적 부담이 있는 조치”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쿠팡맨은 “결국 다른 동료에게 일거리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눈치가 보이기도 하고, 어떻게든 물량을 소화해야 한다는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쿠팡은 근로 환경 사안만큼은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실제로 쿠팡은 물류센터 내 근무 인원을 늘리고 강도를 낮추기 위해 지난해에만 5000억원 이상을 기술 및 자동화 설비에 투자했다. 최근 쿠팡은 자사 뉴스룸을 통해 “지난 한 해 동안 1만2000명 이상의 물류센터 인력을 추가 채용했다”면서 “2020년 12월 말 기준 쿠팡의 전국 물류센터에는 2만8451명이 근무하고 있다. 쿠팡은 늘어난 물량을 상쇄하기 위해 충분한 인력고용에 기술혁신을 더해 개개인의 업무 부담을 오히려 줄였다”고 강조했다.

◇ 연 기준 쿠팡은 4800만원, CJ대한통운은 6970만원
한 쿠팡맨은 “쿠팡에서는 2년을 일해야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지만 그 2년을 근무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상황을 전했다. 물론 높은 퇴사율을 쿠팡 문제로만 몰아가기는 무리다. 배송 현장에서는 ‘쿠팡은 택배 사관학교’라는 말도 나온다. 차량 부대비용을 회사에서 지원해주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낮아 배송 이력이 없는 이들이 접근하기 쉽다는 뜻이다. 낮은 진입 장벽만큼 나가는 비중도 높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쿠팡은 차량 등 부대비용을 지원하기 때문에 개인 돈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특징을 감안해야 한다.

쿠팡은 “쿠친은 이미 주 5일, 52시간 근무와 분류전담 인력인 헬퍼의 별도 운영을 통해 배송인력의 근무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동종업계 1위와 비교한 수익은 어떨까. 쿠팡이 홈페이지에 게시한 연 소득은 3500만~4800만원이다.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은 2018년 택배기사의 평균 연소득이 6937만원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물량이 대폭 늘었던 지난해에는 8000만원대라는 얘기가 나온다. 수익만 바라본다면 이직 생각이 드는 환경이다. 쿠팡은 말 그대로 직고용 형태이지만, 일반 택배회사들의 배송기사는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다만 퇴사율이 높다는 점은 직고용의 의미도 퇴색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박종식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같은 배송기사들 중에서는 근로자(쿠팡맨)가 좋은 건지, 자영업자(일반 택배기사)가 좋은 건지 헷갈려하는 분위기가 있다. 이직률이 높은 건 아마 처우에 만족을 못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우리 사회가 법 준수에서 나아가 ‘최저임금에 높은 노동강도’에 대한 질문을 해야 할 때”라며 “스타트업들은 최소한 직원들이 인간답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면서 사업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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