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입수자료 분석 …"초기 체포된 사람 중 최소 8명 투표 안해"
전문가 "트럼프에 투표하는 것보다 공공연한 폭력에 매력 느꼈을 것"
지난달 6일 발생한 미국 워싱턴DC 의회 의사당 난입 사건 당시 뿔이 달린 털모자를 쓰고 얼굴에 페인트를 칠한 남성이 상원 본회의장 밖에서 의회 경위들과 대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키겠다면서 미국 연방 의사당에 난입해 폭력사태를 일으킨 사람 중 정작 지난 대선에서 투표하지 않은 사람이 상당수 있다고 미국 CNN 방송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이 각 주 선거관리위원회와 수사기관 등지에서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의사당 난입·폭력 사태로 범죄 수사를 받는 사람 가운데 최소 8명 이상이 지난 대선에서 아예 표를 행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CNN은 사태 직후 체포된 80여 명의 투표 기록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면서 연령대는 21세부터 65세까지 걸쳐있다고 전했다.
초기에 체포된 사람 대부분은 공화당원이었으며 민주당원도 소수 있었다고 한다.
의사당 난입에 가담했지만, 대선에서 투표는 하지 않은 사람 중에는 특수부대원 복장과 비슷한 옷과 장비를 착용했던 도너번 크롤(50)이 있다.
오하이오주의 한 극우성향 자경단 회원인 그에 대해 오하이오 카운티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은 "2013년에 유권자 등록을 했지만 한 번도 투표한 적이 없으며 유권자 등록 유지에 필요한 절차에도 전혀 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크롤은 작년 말 유권자 등록이 취소됐다.
크롤은 자신이 평화적 의도가 있었으며 오히려 경찰관들을 보호했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정부 기물 파손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대선 때 투표하지 않은 사람 중 조지아 출신의 65세 남자는 자신의 승합차에서 실탄이 완전히 장전된 권총과 다량의 탄약을 소지하고 있다가 체포됐다.
이외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사무실에서 무단으로 들고나온 물건을 들고 의사당 안을 돌아다니며 영상을 스냅챗에 공유한 미주리 출신 21세 여성도 투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의 극단주의 세력을 오랜 기간 연구해온 보스턴대 제시카 스턴 교수는 이들이 선거 시스템이 조작됐다고 여겨 투표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신들이 열렬히 지지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투표하는 것보다 의사당 난입과 공공연한 폭력 등 극적 효과를 내는데 더 매력을 느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스턴 교수는 실제로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시스템이 모두를 위해 작동하고, 투표가 국가 전체의 이익에도 부합한다는 것을 신뢰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yonglae@yna.co.kr
미 하원 본회의장에서 지난달 6일 경찰이 시위대의 난입을 막기 위해 출입문에 집기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총을 겨누고 있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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