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장려금 200만원·월 30만원 영아수당 지급”
한때 인구가 500만명에 육박했던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이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구가 점점 줄더니 지난해 11월 말 기준 344만명대까지 떨어졌다. 특히 올해 학령인구 감소가 본격화하면서 부산지역 대학들이 줄줄이 미달사태를 빚으며 생사기로에 놓였다.
이에 부산시가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내년부터 첫째부터 모든 아이 출생 시 200만원을 지급하고, 0~1세까지 영아 수당 30만원을 별도로 지급한다. 일단 출산장려금으로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는 것인데, 퍼주기식 출산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부산시는 7개 영역 89개 세부과제로 마련된 ‘제4차 저출산종합계획’을 수립했다고 2일 밝혔다.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절벽현상에 중장기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대책인 셈이다.
부산시의 4차 저출산종합계획은 △건강한 출생 △행복한 돌봄 △희망찬 청년 △평등한 가족문화 △함께 일하는 직장 △안심·안전한 사회 △추진체계의 7개 영역별 정책과제로 구성됐다.
먼저 모든 산모와 영아의 건강한 출생을 위해 첫째부터 소득과 관계없이 공공 산후조리 서비스를 지원하고, 16개 구·군에 임신과 출산 원스톱 ‘아가맘센터’를 설치한다.
영아기 부모 직접 양육 지원을 위해 내년부터 모든 아이를 대상으로 출생 시 200만원 상당의 바우처를 지급한다. 또 0~1세 영아를 대상으로 월 30만원의 영아 수당을 지급하고,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50만원까지 인상한다.
희망찬 청년을 위해 해운대구 센텀2지구에 도시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장기 일자리 사업을 추진한다. 2025년까지 행복주택 7000여 세대 공급과 신혼부부 대상 1만 세대 전세자금 및 대출이자 지원 등 ‘일하고·머물고·기댈 자리’를 제공한다.
또 월 30만원의 남성 육아휴직 장려금 지원과 구·군 육아 아빠단을 신설해 평등한 가족문화를 확산하고, 워라벨 기업육성 시스템 구축 및 고용 평등 로드맵·성 평등 가이드라인 수립으로 아이 낳기 좋은 직장 환경을 조성한다.
이 밖에 △아동보호 전담인력을 확대 △여성폭력방지종합지원센터 설치 △동남권 인구대책 협의체 및 시민정책자문단 운영 △출산기금 신규적립 등을 통한 저출산 대응 정책 추진체계를 강화한다.
이병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저출산 현상은 한 분야만의 해결로는 해소되기 힘들다”며 “일자리와 주거 분야에 집중하고 분야별 균형 있는 다양한 시책으로 하나씩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반대 목소리도 만만찮다. 출산 수당 지급 등 금전적인 지원금만으로는 인구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이미 여러 지자체의 정책에서 드러났기 때문이다.
안일규 부산·경남 미래정책 사무처장은 “한마디로 실효성 없는 정책”이라며 “이웃 창원시가 3자녀 출산 시 1억원을 주겠다고 제안했는데도 호응도가 낮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관리형 권한대행이 장기적인 인구대책을 발표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다.
부산=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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