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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은행권 DLS·DLF 사태

독일헤리티지DLS …"현지실사도 소용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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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머니투데이

각종 사모펀드 피해자들이 지난해 6월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사모펀드 책임 금융사 강력 징계 및 계약취소(100% 배상) 결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라임 펀드,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이탈리아 헬스케어펀드, 아름드리자산운용 펀드, 디스커버리펀드, 팝펀딩펀드,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 투자자 등은 라임펀드와 관련한 금융감독원 첫 분쟁조정위원회가 열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라임자산운용의 무역금융펀드를 판매한 금융회사들이 손해액을 100% 배상해야 한다고 금감원의 계약취소 결정을 촉구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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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헤리티지DLS(파생결합증권) 피해 투자자들이 불완전판매 대신 사기를 주장하는 이유는 설명서와 실제 투자 대상이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독일 시행사인 독일프로퍼티그룹(GPG·옛 돌핀트러스트)의 재무상태부터 신용등급까지 모두 달랐다.

외유성 현지 실사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주요 판매사들은 판매 기간 모두 수차례의 현지 실사에 나섰지만 시행사와 관련된 어떤 문제점도 찾지 못했다.


'신용등급 없음' GPG…"독일 상위 5위 개발사"

판매사가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특정금전신탁 운용자산 설명서'(이하 설명서)에 따르면 시행사 GPG는 독일 상위 5위 안에 드는 개발사로 소개되고 있다.

설명서에는 독일 유명 기업협회인 '홉펜슈텐트 크레딧인포메이션'을 인용해 GPG의 재무상태가 상위 4.4%라고 적혀있다. 또 전 무디스 모회사인 'D&B', 독일 대형 신용평가사인 '크레딧리폼' 등에서 양호한 신용등급을 받았다는 내용도 담겼다.

크레딧리폼에선 지불능력지수 230점으로 '양호한 지불능력'을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S&P(스탠더드앤푸어스) 기준 BBB- ~ BB+에 해당하는 등급으로 SK하이닉스와 같다. 1년 내 부도확률은 0.57%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 드러난 재무상태는 상위 4.4%가 아닌 58.15%였다. D&B의 실제 종합신용등급 역시 '신용등급 없음'(No credit rating)인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외신이 경고한 불투명한 GPG 이력

GPG의 불투명한 시행 경력도 문제다. 설명서에 따르면 GPG는 2008년 설립 이후 총 52개의 프로젝트를 완료했고 2017년 당시 50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조사 결과 실제 갖고 있는 고정자산은 5개에 불과했다.

약속했던 인·허가 절차도 진행되지 않았다. 당초 GPG는 사업 지연과 관련 설계 및 건축 인허가 신청에 대한 정부 승인이 늦어진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실제 인·허가 신청도 하지 않았다. 국내 판매사들도 상환 연기 통보를 받은 뒤에나 이를 인지했다.

문제는 이런 헛점들이 판매 이전에 이미 드러났다는 점이다. 2014년 영국 금융감독청(FCA)은 GPG가 무허가 금융 서비스를 하고 있다며 경고문을 게재했다. 2015년 5월에는 싱가포르통화청(MAS)이 GPG를 투자자 경계 목록에 올렸다.


수차례 현지답사에서도 찾지 못한 GPG 민낯

신한금융투자는 독일헤리티지DLS와 관련 총 4번의 현지실사 보고서를 작성했다. 2019년 12월 작성된 대책 관련 보고서를 제외한 나머지 보고서에선 과거 외신과 각국 금융당국들이 거론한 GPG 문제점을 담지 않았다.

2017년 12월 작성된 실사 보고서를 보면 3일간의 일정 동안 GPG와의 미팅은 총 2시간30분이 전부였다. 또 주요 투자지역에 대해서만 실사가 이뤄졌다. 이듬해 7월 작성된 보고서는 GPG가 마련한 현지 투자지역 행사로 채워졌다.

2018년 11월 보고서에서는 총 17개 자산에 대한 투자 현황을 공개했다. 이 중 초창기 투자 자산인 베를린 발전소와 주터보그 막사는 각각 선분양 완료와 프로젝트 50% 매각 계약 완료라고 확인했지만 매각은 예상과 달리 차일피일 미뤄졌다.

GPG는 발전소와 막사에 대해 수개의 잠재적 매수의향자들과 매각 협상을 진행했지만 PG(대주)측 매각 조건 및 당국의 승인 등의 이유로 지연됐다. 결국 2017년 5~6월 투자한 발전소와 막사는 아직까지 매각 협상이 진행 중이다.

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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