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학자들에게 물어보니
임성근 판사 탄핵소추 돼도
이달 임기 끝나 민간인 신분
“퇴직한 상태 파면 어려워”
“헌법 위반 명시 위해 가능”
범여권 의원 161명이 발의한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사진) 탄핵소추안이 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이후 헌법재판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경향신문은 헌법재판 권위자 2명에게 의견을 물었다. 임 판사가 내달 1일부터 민간인이 되는 만큼 시간적으로 그 전에 선고가 나오지 않을 것을 전제로, 선고 전 임기가 만료되는 그를 파면할 수 없다는 의견이 있었다. 반면 임기가 만료됐지만 탄핵심판을 받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례를 근거로 헌재 결정의 실익이 있다면 임 판사 파면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하열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탄핵심판이) 파면 결정을 목표로 하는 절차인 만큼 이미 퇴직해서 파면할 수 없는 상태가 확정되면 파면 결정을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임 부장판사는 법관 재임용 신청을 하지 않아 오는 28일 임기가 만료된다. 헌법상 법관 임기는 10년이고, 재임용 신청을 해야 연임된다. 이에 따라 임 판사는 내달 1일부터 민간인 신분이 되는데, 이미 직을 잃은 자에게 헌재가 파면 결정을 할 수 없다는 논리다.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임 부장판사의 임기 만료 후에도 파면 결정이 가능하다고 봤다. 그는 “미국에서도 임기 만료된 공무원 탄핵 사건을 각하해야 하느냐 논란이 있었는데, 각하한 사례도 있었고 심리를 계속한 사례도 있었다”며 “기준은 실익이 있는지 여부였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탄핵 절차가 진행 중인 트럼프 전 대통령 사례를 거론하며 “공직자 자격이 없다는 걸 선언해 재출마를 막으려는 실익이 있기 때문에 재판이 진행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탄핵 심판은) 임 판사의 행위가 헌법을 위반한 행위라는 것을 분명히 하는 소의 이익이 있다”며 “직에서 배제하는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은 탄핵을 너무 좁게 이해한 것”이라고 밝혔다.
탄핵소추안을 대표발의한 판사 출신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탄핵 소추부터 헌재 결정까지 92일이 걸린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사건과 비교해 5분의 1 규모로 추정되는 수사·재판 기록, 필요한 증인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등을 근거로 “(헌재의) 2월 내 처리가 불가능하다고 단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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