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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헌정사 첫 판사 탄핵소추

'임성근 탄핵' 논의 뒤덮은 사법부 수장 '거짓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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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근, 지난해 5월 녹취파일‧녹취록 공개

사실로 드러난 '탄핵 언급'…金 "송구하다"

불붙은 '거짓말 논란'에 법원 내부 '충격'

탄핵안 가결과 맞물려 '정치 공방' 비화

CBS노컷뉴스 김재완 기자

노컷뉴스

김명수 대법원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대법원장을 예방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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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녹취 공개로 불붙은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짓말 논란'이 헌정사상 첫 법관 탄핵 논의까지 뒤덮는 모양새다.

여기에 여권을 의식해 임 부장판사의 사표 수리를 꺼린 김 대법원장의 발언은 사법부 수장으로서 리더십의 위기까지 자초했다. 임 부장판사의 탄핵 반발과 김 대법원장의 실책이 맞물리면서 사법부 신뢰를 둘러싼 논란은 한동안 정국의 핵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임 부장판사는 지난해 5월22일 김 대법원장에게 사의를 표하면서 오간 대화의 녹취파일을 4일 공개했다. 해당 파일에서 김 대법원장은 "툭 까놓고 얘기하면 지금 뭐 (국회가)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 수리했다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냐"는 등 '탄핵'을 수차례 언급했다.

김 대법원장은 바로 전날인 3일 "탄핵 문제를 말한 사실이 없다"며 공식 입장 표명을 통해 논란에 선을 그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임 부장판사가 이처럼 ‘녹취파일’이라는 초강수로 맞서자 곧바로 '거짓 해명' 논란에 불이 붙었다. 몇 시간 뒤 김 대법원장은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했다"며 사실과 다르게 말했음을 시인했다.

사법부 수장의 입장이 하루 만에 번복되자 법원 내부에서는 곧바로 '충격'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수도권의 한 판사는 "대법원장의 해명이 거짓말이 됐고 이 부분은 어떤 식으로든 신뢰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내가 사표 수리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냐"고 말한 대목에 대해서도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기보다는, 자신에게 쏠릴 정치권의 비판을 우려해 임 부장판사의 사표를 막은 모습으로 비춰진다는 것이다.

고등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정치적 고려를 하지 말라는 것이 '사법농단'의 핵심이지 않냐. 사법부가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저렇게 된 게 아니냐"며 "(김 대법원장의) 이러한 발언 자체가 대법원장이 외부로부터 사법부 독립을 지키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탄핵 대상이 된 임 부장판사의 이 같은 역공식 폭로에 김 대법원장이 논란을 자초하면서 '법관들의 성역은 있을 수 없다'며 추진된 탄핵 관련 논의는 극단적인 정치공방으로 비화하는 모양새다. 김 대법원장의 정치 편향성을 문제 삼아온 야권은 녹취가 공개되자 사법부 신뢰에 물음표를 달며 "김명수 대법원장이 탄핵 대상"이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법원 내부에선 대법원장과의 대화 내용을 몰래 녹음해 공개한 임 부장판사의 행위를 놓고도 시선이 곱지 않다. 임 부장판사 측은 내용을 기억하기 위한 차원의 녹음이라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탄핵 위기를 피하기 위해 계획적인 행보를 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존재한다. 재경지법의 한 현직 판사는 "여러모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국회가 4일 오후 본회의에서 임 부장판사 탄핵소추안을 가결하며 헌법재판소는 본격 심리 절차에 돌입했다. 헌재의 탄핵심판에서는 직권남용의 법리 등에 얽매이지 않고, 임 부장판사의 행위가 법관 신분에서 파면할 만큼의 위헌적 행위인지를 검토하게 된다.

다만 임 부장판사가 재임용을 불희망해 오는 28일부로 임기가 종료된다는 점은 변수가 될 수 있다. 다음달 1일부터 민간인 신분이 되는 임 부장판사가 파면 대상이 될 수 있는 지를 두고서는 법조계 의견이 갈리는 만큼, 헌재가 이에 대해 어떤 해석을 내놓는지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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