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UH-60 헬기에 탄 미국 육군 항공대의 장병이 지상에서 터진 연막탄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태국과의 연합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태국에 도착했다. [미 육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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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미군 주둔 범위와 자원, 전략 등 전 세계 미군 배치 검토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커비 대변인은 “검토 결과는 국익을 추구하기 위해 군 병력을 효과적으로 배분할 수 있는 방안을 (국방)장관이 대통령에게 조언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4일 국무부를 찾은 뒤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이 전 세계에 배치한 미군 규모가 적절하고, 미국의 세계 전략을 뒷받침하도록 세계적 방위태세 검토(GPR)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검토 기간 중 독일에서의 미군 감축 계획이 중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3만 6000명의 주독 미군 중 3분의 1인 1만 2000명을 미국과 유럽의 다른 곳으로 재배치한다고 밝혔다. 그는 방위비 분담금과 연계해 미군 숫자를 조정하겠다고 한국과 일본을 협박했다.
하지만 ‘미군 감축’의 불은 꺼졌지만, 불씨는 남아있다는 관측이다. 미 백악관에서 아시아 정책을 총괄하는 커트 캠벨 인도ㆍ태평양 정책 조정관은 ‘포린 어퍼에스’에서 “미군의 전진배치에 대한 미국의 공약은 항행의 자유ㆍ주권 평등ㆍ투명성 등 국제 사회의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GPR은 부시 행정부 때부터 미국 군사 전략을 다시 짜면서 나온 개념”이라며 “주요 타깃은 독일과 한국”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GPR이란 용어를 꺼낸 걸 보니 미 국방부는 주독미군과 주한미군을 중점적으로 보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6한ㆍ미 해병대 연합 공지전투훈련에 참가한 한ㆍ미 해병대원들이 상륙돌격장갑차에서 나와 목표물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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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미 국방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한국에 순환배치하는 병력도 검토 대상에 들어갔다. 미국은 2015년부터 주한미군의 지상군 전투 병력인 1개 여단을 한국에 붙박이로 두는 대신 미 본토에서 데려오는 순환배치 형태로 운용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을 잠재적 적국으로 규정하고 있다. 유럽에서 러시아를 상대하려면 미군을 독일보다는 폴란드와 같은 동유럽 국가로 옮기는 게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경우, 남중국해를 두고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동남아시아에서 미군이 전개할 필요가 있다.
미 육군은 인도ㆍ태평양 지역의 전투태세를 점검하는 ‘디펜더 퍼시픽’ 훈련을 벌인다. 올해 훈련엔 사단급 규모의 미군 병력이 참가한다. 미 국방부가 이 훈련의 결과를 검토에 참고할 것으로 보인다.
검토 결과가 주한미군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축소 쪽으로 결론이 나오더라도 바이든 대통령이 동맹국과의 협조를 중시하는 외교 정책을 펴기 때문에 당장 실행에 옮길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그러나 주한미군의 일부 병력을 인도ㆍ태평양의 다른 지역으로 긴급히 전개하는 방식으로 전략적 유연성을 높일 가능성은 크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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