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중국 국영 CCTV의 춘제 TV쇼 '춘완'(春晩) 촌극 장면/사진=바이두 영상 갈무리

중국 관영 방송이 춘제(중국의 설) 특집 프로그램에서 흑인으로 분장한 댄서들을 출연시켜 인종차별을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밤 CCTV가 방송한 프로그램 '춘완'(春晩)에서는 아프리카풍 의상을 입고 피부를 검게 칠한 출연자들이 등장해 춤을 췄다.

흑인이 아닌 사람이 얼굴을 검게 칠하고 과장된 몸짓이나 춤으로 흑인을 흉내 내는 행위는 '블랙 페이스'라고 한다. 제국주의와 식민주의 시대 유럽과 미국에서 비롯됐으며 흑인들이 모욕감을 느끼는 대표적 인종차별 행위다. 백인들이 동양인을 비하할 때 눈을 가로로 찢는 행위와 비슷한 의미다.

이를 두고 중국 내 흑인 단체 블랙리비티차이나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단체 차이나코커스는 "매년 그렇듯이 춘완에 또 '검은 얼굴'(blackface)이 나왔다"며 "불행하게도 단시간에 끝날 조짐이 안 보이는 연례 전통이다. 내년에는 주최 측이 이런 관행을 끝내고, 중국에 많이 있는 흑인을 직접 기용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CCTV의 춘제 특집쇼가 인종차별 내용으로 지적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18년 춘제 방송에는 출연진이 아프리카 흑인으로 분장해 원숭이와 함께 나온 코미디로 큰 논란이 일었다.

한편, 춘완은 중국에서 매년 춘제 전날 밤 5시간가량 방송되는 특집 쇼로, 10억명이 넘게 시청한다. 올해 춘완은 중국의 방역과 우주 프로그램 성과를 띄우는데 초점을 맞췄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