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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트럼프 탄핵 정국

'탄핵 부결' 트럼프, 차기 출마 대신 공화당 반대파 보복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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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죄부' 트럼프, 차기 출마 않고 당내 반대파 응징 나설 것"

"트럼프·공화 파우스트 계약"···최측근 그레이엄 내주 트럼프 면담

서울경제



미국 상원의 탄핵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않는 대신 자신에게 반기를 들었던 공화당 내 인사들에 대한 보복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백악관의 초대 비서실장과 시카고 시장을 지낸 람 이매뉴얼은 14일(현지시간) ABC뉴스에 출연, "트럼프는 출마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향후 2년 동안 응징의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매뉴얼 전 시장은 "트럼프는 자신에게 반대표를 던졌거나 좋지 않은 말을 한 모든 공화당 의원들을 노리고 있다"며 "공화당은 그와 단절하길 원치 않았고, 트럼프는 그들과 파우스트의 계약을 맺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의 관계를 인간이 악마와 계약을 맺는 이야기인 괴테의 희곡에 빗댄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들도 트럼프가 탄핵에 찬성했던 공화당 하원 권력서열 3위인 리즈 체니 의원총회 의장 등 자신에게 모욕을 줬다고 생각하는 공화당 의원들에 맞서는 경선 도전자들을 지원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6일 의회 난입 사태를 조장한 혐의로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됐지만, 상원은 전날 그에게 면죄부를 안겼다.

하원의 탄핵소추안 가결 당시 공화당에서는 체니 의원을 비롯한 10명이 탄핵 찬성 투표를 했고, 상원에서는 밋 롬니 등 7명의 이탈자가 나왔다.

공화당 상원 일인자인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는 반대표를 던졌지만 탄핵소추안 부결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실질적·윤리적으로 그날의 사건을 부추긴 책임이 있다는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맹비난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폭스뉴스에 출연해 "트럼프는 그의 변호인들을 비롯해 우리 모두가 준 도움에 감사해했다"고 말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그는 이제 정리하고 공화당을 재건할 준비가 돼 있고, (중간선거가 있는) 2022년에 대해 들떠 있다"며 "나는 다음 주에 그를 만나기 위해 (플로리다로) 내려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내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지난달 말 자신의 거처가 있는 플로리다에 사무실을 차렸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전했다.

공화당이 트럼프 탄핵을 기각시킨 것은 2019년 말부터 지난해 초까지 진행된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이어 두 번째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달라 보인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경우 하원 탄핵소추안 처리 때 공화당이 전원 반대했고, 상원에서도 밋 롬니 의원 1명만 찬성할 정도로 단합된 모습을 보였다.

반면 이번 탄핵 심판 때는 하원에서 10명, 상원에서 7명의 공화당 의원이 찬성표를 던졌다. 역대 탄핵 심리 중 대통령이 소속된 정당에서 찬성표가 가장 많이 나왔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우크라이나 스캔들 심리 때 공화당이 똘똘 뭉친 것은 대선 정국이 크게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2020년 11월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빼면 내세울 만한 당의 후보가 없었기에 일찌감치 '트럼프 사수'로 합심했다는 것이다.

반면 이번 탄핵 심판은 대선에서 패하고 이미 직에서 물러난 대통령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외신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에서 건재함을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록 반란표가 있었지만 대다수는 트럼프 엄호에 나섰다는 것이다.

AP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배적인 위치를 유지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전했고, 블룸버그통신은 "공화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계를 끊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적었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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