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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선거에 '김어준 퇴출론'…언론인? 라스푸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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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정치 프리즘]서울시장 예비후보들 설전…'김어준의 뉴스공장'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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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김어준 씨. 2018.7.2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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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도마 위에 올랐다. '김어준 퇴출론'까지 제기된다. 서울시 예산으로 운영되는 TBS가 친여 성향을 숨기지 않고, 음모론까지 제기하는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게 맞느냐는 게 야권의 주장이다. 여권은 야당의 주장에 대해 "언론탄압"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청취율 1위…중립성은 54점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친여 성향 팟캐스트 '나꼼수(나는 꼼수다)' 출신 김어준씨가 TBS라디오에서 매일 월~금요일 오전 7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하는 시사 프로그램이다. 2016년 9월부터 방송이 되고 있다. 전체 라디오 프로그램 중 청취율 1위(11.8%)다. 그만큼 영향력이 크다 .

영향력만큼 논란도 많다. 지난해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의 조사에 따르면,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CBS '김현정의 뉴스쇼' 등 경쟁 프로그램에 비해 청취자 평가는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유익성 85점, 정보의 시의성 85점, 흥미성 87점, 신뢰성 79점, 중립성 54점에 그쳤다. 경쟁 프로그램들이 대부분 80~90점대를 받은 것과 차이 난다.

중립성 점수(54점)에서 보듯, 편향성 문제가 꾸준히 나온다. 편향성에 대한 지적은 △김어준씨의 친여·친문 성향 진행 △김씨의 잦은 음모론 발설 △친여 성향 패널들의 집중 배치 △편 가르기식 메시지 등에 관한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비판하는 이들이 '김어준의 가짜뉴스 공장'이라고 하는 이유다.




김어준, 음모론의 화신?


음모론이 재생산되는 사회 구조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김씨는 친여 성향 평론가로 팬덤을 확보한 후 △황우석 지지 △세월호 인신공양 △천안함 고의침몰 등의 음모론을 설파해 온 게 사실이다. 이 프로그램 진행 전부터 그를 둘러싼 '음모론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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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가 공중파 라디오 프로그램을 꿰차자 이 같은 비판은 더욱 거세졌다. 문재인 대통령 극성 지지층과 겹치는 김어준씨에 대한 팬덤이 음모론을 마치 사실처럼 확대시킨다는 게 일각의 주장이다. 김씨가 음모론을 제기할 때 주로 하는 "냄새가 난다"는 말은 이미 음모론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다.

김씨가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통해 제기한 음모론은 한둘이 아니다. 김씨는 이 방송을 통해 정의기억연대의 회계 부정을 폭로한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에 대해 "냄새가 난다"며 배후설을 거론했다. 성 착취물 제작·유포 대화방인 ‘n번방’과 여성들의 '미투 폭로'에 대해서는 '공작설'을 내놨다. 지난해 우리 공무원의 월북 사건 당시 북한군이 시체를 불에 태운 것을 두고는 "화장"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강력한 팬덤 가진 친여 스피커…한국의 라스푸틴?


김어준씨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유죄가 판결이 났을 때는 사회자인 본인의 입으로 "사법이 법복을 입고 판결로 정치를 했다"고 주장했다.

조 전 장관의 딸 조민씨, 그리고 신원이 불분명한 동양대 관계자들을 출연시켜 조민씨의 스펙이 가짜가 아니라는 일방적인 해명을 전파에 올리기도 했다. '조국 사태'와 같은 친문 그룹에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는 여타 공중파 라디오 진행자와 달리 확실한 '친여 스피커'의 모습을 보여준 셈이다.

김씨의 메시지는 자신의 팬덤을 바탕으로 여권에서 강력한 의제설정 기능을 발휘해왔다. 그의 영향력을 제정 러시아 시대에 황제에게 자문을 하던 괴승 '라스푸틴'에 빗대는 이들도 있다.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은 "여당 중진 의원들도 그 방송에 출연하려고 줄을 서서 그가 지휘하는 방향에 맞춰 앵무새 노릇을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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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런 김어준씨를 "대한민국의 정신적인 대통령"이라고 비꼬았다. 여권이 김씨의 말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진 전 교수는 한 강연에서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프로파간다 머신"이라며 "민주당 의원들은 뉴스공장에 한번 나가는 것이 성은을 입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페이스북에 "TBS 문제의 본질은 야당과의 문제가 아니라 서울시민들과의 문제다. 서울시민들 가운데는 민주당 지지자들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야권 지지자들이 더 많다"라며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은 마땅히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들을 균형있게 내보내야 한다"고 밝혔다.




보궐선거, 野 "김어준 퇴출"-與 "언론탄압"



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다가오자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편향성 문제가 본격적으로 점화됐다.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TBS가 시장 선거를 앞두고 특정 정파에 편향된 진행자를 앞세워 '친여 방송'을 하는 게 맞느냐는 게 야당의 문제제기다.

금태섭 무소속 예비후보는 각종 언론 인터뷰를 통해 "지금 같은 TBS에는 재정 지원을 하지 않겠다. 김어준씨는 공영방송에 등장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페이스북에 "편향성이 극렬하고 다양하게 나타나면서 너무나 큰 해악을 끼치고 있다. 단 한 번도 책임을 진적이 없다"라며 "그의 눈에 들면 뜨고 눈에 나면 죽는 것이 현 여당의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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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BS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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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희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15일 아예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서 김씨와 설전을 벌였다. 조 후보는 "교통방송(TBS)은 정권의 나팔수"라고 했고, 김씨는 "TV조선을 너무 많이 보신 것 아니냐"고 받아쳤다. 이후 조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시민들은 공정한 방송을 들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야권의 공세에 대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팔을 걷고 나섰다. 박 후보는 야당의 비판과 관련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발언"이라며 "어떤 한 방송을 시장이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그런 발상 자체가 과거에 독재정권 시절에나 있었던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같은 당의 우상호 예비후보는 "그(김어준)는 성향은 드러내되 사실관계에 기초한다는 철학이 분명한 방송인"이라고 평가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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