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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차기 대선 경쟁

불붙은 ‘대선경선 연기론’… 與, 이재명 VS 反이재명 나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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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당헌대로라면 대선 180일 전인 9월 선출

표면적으로는 코로나·방역 탓에 흥행 우려

제3주자 물색·김경수 판결 등 속내는 ‘복잡’

세계일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5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 걸포동 일산대교(주) 회의실에서 열린 일산대교 통행료 개선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고양·김포·파주지역 국회의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는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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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 경선을 연기하자는 주장이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솔솔 피어나오면서 당 내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1위 주자로 입지를 다져나가는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견제를 사실상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당헌상 대선 후보를 본 선거 180일 전까지 뽑아야 한다. 하지만 친문 진영 의원들 중심으로 120일 전으로 미루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대선은 내년 3월9일이어서 9월에는 민주당 후보가 선출돼야 한다.

친문 핵심인 전재수 의원은 지난 16일 MBN에 나와 “당내에서 광범위하게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시대를 살고 있는데 저희가 전혀 예상치도 못했고, 이것이 도대체 무엇인지도 모르고 단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전염병의 시대에 살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예정돼 있던 정치 일정도 조금 이제 당내 경선 흥행이라든지 또는 더 좋은 민주당 대선 후보를 만들기 위해서 그러한 시간 조정, 시간표 조정 이런 것들은 충분히 논의해서 바꿔볼 필요도 있지 않겠나 그렇게 생각을 한다”고 제안했다.

전 의원은 “당장 서울·부산시장 선거 경선을 저희가 해보니 코로나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 시민들 만날 수도 없고 또 사람들 모여 가지고 무슨 정책을 할 수도 없고 맨날 할 수 있는 게 해봐야 기자 간담회, 뭐 기자회견이런 것밖에 없다”며 “시민들에게 일방적으로 알리는 것뿐이다. 경선의 과정은 시민들과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접촉면을 더 늘려가지고 이분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그리고 좋은 정책을 이제 제시를 하는 것인데 이 접촉면이 완전히 없어져 버렸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그러다 보니 일반 시민들은 어느 당에서 경선을 하고 있는지 안 하고 있는지 또 경선에 대한 관심도 없어진다”며 “대선 후보 경선은 일국의 대통령을 뽑는 공당의 정당 후보를 뽑는 것 아니겠나. 굉장히 중요한 선거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는 이 코로나 상황을 좀 감안을 해서 좀 시간표를 조정을 해볼 필요가 있겠다”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이 지사 측도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물론 이제 이재명 지사께서는 지금 압도적 1등을 달리고 있기 때문에 빨리하고 빨리 후보 되고 이게 중요하겠다”면서도 “그런데 이 지사도 이 코로나로 엄중한 상황에서 누구보다도 행정 일선에 계신 분이기 때문에 이 변화된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다. 또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또 어떤 위상을 가지고 있는지 알기 때문에 충분히 뭐 양해하시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반발하는 이재명계

이 지사와 가까운 인사들은 격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지지율 1위 후보를 견제하고 특정인이나 특정 계파의 유불리를 따져 경선 일정을 연기한다면 국민들이 이를 어떻게 볼지 벌써 걱정”이라며 “경선 연기론은 아무런 명분이 없는 황당한 이야기로 들린다”고 비판했다. 최근 이 지사 지지를 공개적으로 선언한 ‘친문’ 민형배 의원은 “불공정으로 오해받고 갈등 유발하는 그런 짓 못한다”며 “누구도 시도할 생각조차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 일각에서는 친문 진영을 중심으로 이 지사와 이낙연 민주당 대표 외에 제3후보를 물색중인데 시간이 부족해 나온 ‘연기론’이란 말도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올해도 코로나19 대응과 방역 위주로 흘러갈텐데 이대로 가면 제3주자가 뜨기보다는 이 지사가 무난하게 경선에서 이기는 구도로 흐를 수 있다”며 “당 입장에선 뻔한 결과로 흥행까지 실패하면 본선에서의 위기의식을 느끼는 부분도 있다”고 전했다.

김경수 경남지사의 대법원 상고심을 기다리는 측도 일부 존재한다. 만에 하나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 조금 늦더라도 대선 경선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영대 대변인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경선 연기론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 단 한 번도 논의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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