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이명박 정부 당시, 지자체장을 지냈었죠. 정의당 배진교 의원이 이명박 정부 국정원의 '사찰 문건'을 공개했습니다. 국정원은 보고서에서 야권 지자체장들에게 좌편향, 종북이란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는데요. 반면, 국민의힘은 김대중 정부 때는 불법도청까지 했었다고 역공을 취했습니다. 관련 내용, 조익신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 "종북·좌파" 국정원 사찰문건 공개…"DJ 때 불법도청, 박지원 새빨간 거짓말" >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이 '불법 사찰'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죠. 당시 인천 남동구청장을 지냈던, 정의당 배진교 의원이 사찰 문건을 공개했습니다. '야권 지자체장의 국정운영 저해 실태 및 고려사항'이란 제목의 보고서인데요. 주요 키워드들을 뽑아 봤더니 이념우선, 좌편향, 종북, 국가 정체성 훼손이란 단어들이 눈에 띕니다. 국정원이 야권 지자체장들을 무슨 생각으로 지켜봤는 지, 짐작이 갑니다.
국정원은 개별 지자체장별로, 별도의 보고서도 작성했습니다. 내용이 정말 깨알 같은데요. 배진교 의원에 대한 보고 내용입니다. '종북' 인물을 대거 기용했다, 전교조 출신 '종북' 인물을 강사로 초청했다고 적어놨습니다. '간첩'을 잡는 대공수사를 벌인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인천 남동구민이 직접 뽑은 구청장인데 말입니다.
사찰만 하고 끝내면 국정원이 아니죠. 보고서엔 구체적인 '액션 플랜'도 담겼습니다. 당정이 가용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며, 부처별로 역할을 할당했는데요. 행정안전부는 돈줄을 죄고, 감사원은 쓴 돈을 털라, 주문을 했습니다. 여론전도 준비했는데요. 건전 언론과 보수단체의 협조를 받아, 비판 여론을 조성해야 한다고도 주장했습니다. 보수단체는 알겠는데, 건전 언론은 뭔가 싶습니다. 이 부분은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보고서에 담긴 대책들. 실제로 실행이 됐는 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조사가 필요한 부분인데요. 더불어민주당, 일부 공개된 사찰 문건만으로도 충격적이라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다시 한번 다짐했습니다. 국민의힘에선 '정치공작'이라고 반발하고 있는데요, 속담 한마디로 일축했습니다.
[김태년/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선거를 빌미로 정치공장 운운하는 것은 방귀낀 놈이 성내는 적반하장의 낯부끄러운 행태입니다. 선거를 앞두고 있다고 국민의 기본권과 민주주의를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행위를 그대로 덮을 수는 없습니다.]
[박민식/전 의원 : 박지원 국정원장은 지난 16일 국회 정보위에서 김대중 정부 때는 일체 불법도청이 없었다고 발언했습니다. 명백한 거짓말입니다. (국정원이) 주요 인사 1800명의 휴대폰 전화번호를 입력한 뒤에 알투라는 감청장비를 이용해서 직원들이 24시간, 3교대로 무차별 감청을 했어요. 박지원 국정원장은 새빨간 거짓말을 하면서 12년 전의 이명박 정부 당시의 사찰을 운운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격수로 나선 박민식 부산시장 예비후보. 김대중 정부 국정원의 불법도청 수사를 맡았던 주임검사 출신입니다. 임동원, 신건 두 전직 국정원장을 구속 기소했었죠. 두 사람은 재판 끝에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국민의힘은 역대 정부 국정원의 불법사찰 문건을 모두 공개하자며 맞불도 놨습니다.
[하태경/국회 정보위 국민의힘 간사 : DJ · 노무현 정부 때 불법사찰은 권력의 책임이 없다 하지만 이명박 · 박근혜 정부 때는 불법사찰이 있었고 권력 주도적으로 했다. 이렇게 실상과 다른 거짓말하는 거 자체가 정치공작인 겁니다. 과거 정부 역대 60년 동안 국정원 창립 이래 60년 동안 있었던 불법사찰 당했다는 확인되는 분이 있으면, 신청하면 모두 주기로 했기 때문에 이분들도 본인들 신청해서 받을 수 있도록 그렇게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강선우/더불어민주당 대변인 : MB 정부 국정원의 불법사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사과와 반성도 없이 정쟁으로만 몰아가고 있습니다.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불똥이 튈 수 있다'는 근거 없는 경고까지 하고 나섰습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 마십시오. 동향 파악 정도로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여야를 막론하고, 나도 당했다 '사찰 미투'도 이어졌습니다.
[이석현/전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핸드폰에 가끔 감도가 뚝 떨어지고 18대 국회 때 그리고 소리가 이상한 소리가 날 때가 있고 그래서 제가 수상쩍어서 공중전화를 사용했었어요. 핸드폰이나 국회 전화 안 쓰고 도청은 공중전화를 사용할 정도로 추운 겨울에도 의심을 했고…]
각자 진영에 맞춰, 신박한 방어 논리도 펼쳤는데요. 김대중 정부 때는 사찰 보고를 받지 않았다(이석현), 도청과 미행이 없지 않았느냐, 통상적인 정보수집이다(이재오)라고 말입니다. 윗선에 보고만 하지 않으면, 국정원이 불법 사찰을 해도 된다는 이야기는 아니겠죠? 국정원의 통상 업무가 지자체장 감시였던가요? 그것도 '종북'이란 딱지를 붙여서 말입니다. 게다가 도청과 미행 여부는 조사를 해봐야 할 문제죠.
국정원의 '불법 사찰' 논란이 정치 쟁점으로 번진 이유. 이명박 청와대에서 정무수석과 홍보기획관을 지냈죠.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예비후보 때문인데요. 박 후보를 놓고도, 공방을 이어갔습니다.
[이석현/전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당시에 정무수석 아니었습니까? 사찰 보고를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팩트는 나로서는 알 수가 없어요. 다만 정무수석이면 사찰 보고를 받을 수도 있는 지위였기 때문에 성의 있는 해명이 필요한 거죠.]
[이재오/전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박 수석이란 사람은 개인 성격으로 말해서 그 사람은 그런 법에 어긋나는 일은 근처도 안 가는 사람인데, 그것도 자기 업무도 아니고요. 박형준이가 자기가 민정실에 아는 업무에 관계할 사람도 아니고, 업무도 아니고, 오히려 그런 거 한다고 못 하게 할 사람이지.]
정작 박형준 예비후보는 전선에서 한발 물러선 모습인데요. 본인은 모르는 일이란 입장을 밝힌 뒤, 이렇다 할 언급이 없는 상황입니다. 국정원의 불법 사찰 의혹. 실체적인 진실을 밝히기 위해선, 국정원이 조사에 나서든, 특별법을 만들든 조치가 필요합니다. 문제는 둘 다 시간이 필요한 일이란 건데요. 당장 보궐선거가 50일도 채 남지 않았죠. 선거가 끝날 때까지 지리한 여야 간의 공방만 계속될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 여전한 트럼프, 퇴임 뒤 첫 인터뷰 "내가 대선 이겼다" >
지난 13일, 탄핵의 강을 힘겹게 건넜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퇴임 뒤 처음으로 언론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계가 틀어졌었죠?
[케일리 매커내니/당시 백악관 대변인 (현지시간 지난해 11월 9일 / 화면 출처: Fox News) : 우리는 모든 합법적인 투표가 개표되길 원하고 모든 불법적인 투표가…]
[닐 카부토/폭스뉴스 앵커 (현지시간 지난해 11월 9일 / 화면 출처: Fox News) : 이 부분을 명확히 해야겠네요. 상대방이 사기와 불법 투표를 환영했다고 주장하고 있네요. 케일리 매커내니 대변인이 이런 주장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는다면 여러분에게 그대로 계속 보여드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옛 정이 남아 있었나 봅니다. 폭스뉴스를 첫 인터뷰 매체로 선택했습니다. 이날 방송은 최근 세상을 떠난 극우 논객, 러시 림보를 추모하는 자리였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전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17일 / 화면 출처: Fox News) : 저는 우리가 크게 이겼다고 봅니다. 러시도 우리가 이겼다고 생각했어요. 수치스러운 일이 발생했습니다. 대선일 밤에 우리는 제3세계 국가 같았어요.]
트럼프의 이런 자신감. 최근 탄핵을 무산시켰죠. 공화당 내 분위기와 무관치 않습니다.
[린지 그레이엄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현지시간 지난 14일 / 화면 출처: Fox News) :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2년을 맞이할 것에 신나있습니다. (자신을 탄핵한) 몇몇 인사들에게 대단히 화가 나 있지만 이해가 되죠. 제 목표는 2022년 중간선거에서 바이든 민주당 정부가 만들어내는 급진적 정책들을 중단시키는 겁니다. 트럼프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에요.]
공화당 지지층 생각도 마찬가집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55%는 트럼프가 앞으로 공직을 맡지 말아야 한다고 답했지만, 공화당 지지자들은 90%가 공직을 맡는 데 찬성했습니다. 말그대로 콘크리트 지지층이 단단히 버티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그만큼 비토층도 두텁죠? 정치적 재기가 쉽지만은 않을 거란 분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윱니다.
우연치 않게도 오늘 미국에선 이런 소식도 날아들었습니다. 미국 뉴저지의 명물로 통했던 '트럼프 플라자 호텔'. 영화 '오션스 일레븐'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곳인데요. 이 호텔이 오늘 그대로 주저 앉았습니다.
폭삭 내려앉은 트럼프 호텔의 모습. 재선에 실패하고, 또 두 번이나 탄핵을 당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 상황과 묘하게 겹쳐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어 보입니다.
[마티 스몰/애틀랜틱시티 시장 (현지시간 지난 17일) : 이건 정치와 관계없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와도 관계없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련이 없습니다.]
"지난 대선의 승자는 나다", 아직도 헛된 신념을 버리지 못한 트럼프. 과연, 정치적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종북·좌파" 국정원 사찰문건 공개…"DJ 때 불법도청, 박지원 새빨간 거짓말" >
조익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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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당시, 지자체장을 지냈었죠. 정의당 배진교 의원이 이명박 정부 국정원의 '사찰 문건'을 공개했습니다. 국정원은 보고서에서 야권 지자체장들에게 좌편향, 종북이란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는데요. 반면, 국민의힘은 김대중 정부 때는 불법도청까지 했었다고 역공을 취했습니다. 관련 내용, 조익신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 "종북·좌파" 국정원 사찰문건 공개…"DJ 때 불법도청, 박지원 새빨간 거짓말" >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이 '불법 사찰'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죠. 당시 인천 남동구청장을 지냈던, 정의당 배진교 의원이 사찰 문건을 공개했습니다. '야권 지자체장의 국정운영 저해 실태 및 고려사항'이란 제목의 보고서인데요. 주요 키워드들을 뽑아 봤더니 이념우선, 좌편향, 종북, 국가 정체성 훼손이란 단어들이 눈에 띕니다. 국정원이 야권 지자체장들을 무슨 생각으로 지켜봤는 지, 짐작이 갑니다.
국정원은 개별 지자체장별로, 별도의 보고서도 작성했습니다. 내용이 정말 깨알 같은데요. 배진교 의원에 대한 보고 내용입니다. '종북' 인물을 대거 기용했다, 전교조 출신 '종북' 인물을 강사로 초청했다고 적어놨습니다. '간첩'을 잡는 대공수사를 벌인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인천 남동구민이 직접 뽑은 구청장인데 말입니다.
[배진교/정의당 의원 : 종북이란 근거가 정말 황당하기 그지없습니다. 과거 이력에 따라서 사람을 제멋대로 색칠하는 주제에 누구에게 종북이라고 하는지 어이가 없습니다.]
사찰만 하고 끝내면 국정원이 아니죠. 보고서엔 구체적인 '액션 플랜'도 담겼습니다. 당정이 가용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며, 부처별로 역할을 할당했는데요. 행정안전부는 돈줄을 죄고, 감사원은 쓴 돈을 털라, 주문을 했습니다. 여론전도 준비했는데요. 건전 언론과 보수단체의 협조를 받아, 비판 여론을 조성해야 한다고도 주장했습니다. 보수단체는 알겠는데, 건전 언론은 뭔가 싶습니다. 이 부분은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보고서에 담긴 대책들. 실제로 실행이 됐는 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조사가 필요한 부분인데요. 더불어민주당, 일부 공개된 사찰 문건만으로도 충격적이라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다시 한번 다짐했습니다. 국민의힘에선 '정치공작'이라고 반발하고 있는데요, 속담 한마디로 일축했습니다.
[김태년/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선거를 빌미로 정치공장 운운하는 것은 방귀낀 놈이 성내는 적반하장의 낯부끄러운 행태입니다. 선거를 앞두고 있다고 국민의 기본권과 민주주의를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행위를 그대로 덮을 수는 없습니다.]
국민의힘도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성을 제대로 냈는데요. 김대중 정부 때도 불법사찰이 있었다며 박지원 국정원장을 직격했습니다. 이른바 '정치공작'의 몸통을 박 원장이라고 생각한 듯합니다.
[박민식/전 의원 : 박지원 국정원장은 지난 16일 국회 정보위에서 김대중 정부 때는 일체 불법도청이 없었다고 발언했습니다. 명백한 거짓말입니다. (국정원이) 주요 인사 1800명의 휴대폰 전화번호를 입력한 뒤에 알투라는 감청장비를 이용해서 직원들이 24시간, 3교대로 무차별 감청을 했어요. 박지원 국정원장은 새빨간 거짓말을 하면서 12년 전의 이명박 정부 당시의 사찰을 운운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격수로 나선 박민식 부산시장 예비후보. 김대중 정부 국정원의 불법도청 수사를 맡았던 주임검사 출신입니다. 임동원, 신건 두 전직 국정원장을 구속 기소했었죠. 두 사람은 재판 끝에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국민의힘은 역대 정부 국정원의 불법사찰 문건을 모두 공개하자며 맞불도 놨습니다.
[하태경/국회 정보위 국민의힘 간사 : DJ · 노무현 정부 때 불법사찰은 권력의 책임이 없다 하지만 이명박 · 박근혜 정부 때는 불법사찰이 있었고 권력 주도적으로 했다. 이렇게 실상과 다른 거짓말하는 거 자체가 정치공작인 겁니다. 과거 정부 역대 60년 동안 국정원 창립 이래 60년 동안 있었던 불법사찰 당했다는 확인되는 분이 있으면, 신청하면 모두 주기로 했기 때문에 이분들도 본인들 신청해서 받을 수 있도록 그렇게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민주당에선 국민의힘이 물타기를 하고 있다며 날을 세웠습니다.
[강선우/더불어민주당 대변인 : MB 정부 국정원의 불법사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사과와 반성도 없이 정쟁으로만 몰아가고 있습니다.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불똥이 튈 수 있다'는 근거 없는 경고까지 하고 나섰습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 마십시오. 동향 파악 정도로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여야를 막론하고, 나도 당했다 '사찰 미투'도 이어졌습니다.
[이석현/전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핸드폰에 가끔 감도가 뚝 떨어지고 18대 국회 때 그리고 소리가 이상한 소리가 날 때가 있고 그래서 제가 수상쩍어서 공중전화를 사용했었어요. 핸드폰이나 국회 전화 안 쓰고 도청은 공중전화를 사용할 정도로 추운 겨울에도 의심을 했고…]
[이재오/전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김대중 정부 때는 도청까지 했지 않습니까? 도청까지 해가지고 신건 국정원장 그거는 그때 어떻게 됐냐면요. 내가 원내 대표할 때인데, 나하고 현승일 의원하고 전화통화한 것이 도청이 돼서 녹취록이 나온 거예요. 국정원 녹취록이 그래갖고 그때 결국 신건 원장이 구속됐잖아요.]
각자 진영에 맞춰, 신박한 방어 논리도 펼쳤는데요. 김대중 정부 때는 사찰 보고를 받지 않았다(이석현), 도청과 미행이 없지 않았느냐, 통상적인 정보수집이다(이재오)라고 말입니다. 윗선에 보고만 하지 않으면, 국정원이 불법 사찰을 해도 된다는 이야기는 아니겠죠? 국정원의 통상 업무가 지자체장 감시였던가요? 그것도 '종북'이란 딱지를 붙여서 말입니다. 게다가 도청과 미행 여부는 조사를 해봐야 할 문제죠.
국정원의 '불법 사찰' 논란이 정치 쟁점으로 번진 이유. 이명박 청와대에서 정무수석과 홍보기획관을 지냈죠.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예비후보 때문인데요. 박 후보를 놓고도, 공방을 이어갔습니다.
[이석현/전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당시에 정무수석 아니었습니까? 사찰 보고를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팩트는 나로서는 알 수가 없어요. 다만 정무수석이면 사찰 보고를 받을 수도 있는 지위였기 때문에 성의 있는 해명이 필요한 거죠.]
[이재오/전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박 수석이란 사람은 개인 성격으로 말해서 그 사람은 그런 법에 어긋나는 일은 근처도 안 가는 사람인데, 그것도 자기 업무도 아니고요. 박형준이가 자기가 민정실에 아는 업무에 관계할 사람도 아니고, 업무도 아니고, 오히려 그런 거 한다고 못 하게 할 사람이지.]
정작 박형준 예비후보는 전선에서 한발 물러선 모습인데요. 본인은 모르는 일이란 입장을 밝힌 뒤, 이렇다 할 언급이 없는 상황입니다. 국정원의 불법 사찰 의혹. 실체적인 진실을 밝히기 위해선, 국정원이 조사에 나서든, 특별법을 만들든 조치가 필요합니다. 문제는 둘 다 시간이 필요한 일이란 건데요. 당장 보궐선거가 50일도 채 남지 않았죠. 선거가 끝날 때까지 지리한 여야 간의 공방만 계속될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 여전한 트럼프, 퇴임 뒤 첫 인터뷰 "내가 대선 이겼다" >
지난 13일, 탄핵의 강을 힘겹게 건넜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퇴임 뒤 처음으로 언론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계가 틀어졌었죠?
[케일리 매커내니/당시 백악관 대변인 (현지시간 지난해 11월 9일 / 화면 출처: Fox News) : 우리는 모든 합법적인 투표가 개표되길 원하고 모든 불법적인 투표가…]
[닐 카부토/폭스뉴스 앵커 (현지시간 지난해 11월 9일 / 화면 출처: Fox News) : 이 부분을 명확히 해야겠네요. 상대방이 사기와 불법 투표를 환영했다고 주장하고 있네요. 케일리 매커내니 대변인이 이런 주장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는다면 여러분에게 그대로 계속 보여드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옛 정이 남아 있었나 봅니다. 폭스뉴스를 첫 인터뷰 매체로 선택했습니다. 이날 방송은 최근 세상을 떠난 극우 논객, 러시 림보를 추모하는 자리였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전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17일 / 화면 출처: Fox News) : 저는 우리가 크게 이겼다고 봅니다. 러시도 우리가 이겼다고 생각했어요. 수치스러운 일이 발생했습니다. 대선일 밤에 우리는 제3세계 국가 같았어요.]
트럼프의 이런 자신감. 최근 탄핵을 무산시켰죠. 공화당 내 분위기와 무관치 않습니다.
[린지 그레이엄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현지시간 지난 14일 / 화면 출처: Fox News) :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2년을 맞이할 것에 신나있습니다. (자신을 탄핵한) 몇몇 인사들에게 대단히 화가 나 있지만 이해가 되죠. 제 목표는 2022년 중간선거에서 바이든 민주당 정부가 만들어내는 급진적 정책들을 중단시키는 겁니다. 트럼프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에요.]
공화당 지지층 생각도 마찬가집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55%는 트럼프가 앞으로 공직을 맡지 말아야 한다고 답했지만, 공화당 지지자들은 90%가 공직을 맡는 데 찬성했습니다. 말그대로 콘크리트 지지층이 단단히 버티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그만큼 비토층도 두텁죠? 정치적 재기가 쉽지만은 않을 거란 분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윱니다.
우연치 않게도 오늘 미국에선 이런 소식도 날아들었습니다. 미국 뉴저지의 명물로 통했던 '트럼프 플라자 호텔'. 영화 '오션스 일레븐'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곳인데요. 이 호텔이 오늘 그대로 주저 앉았습니다.
폭삭 내려앉은 트럼프 호텔의 모습. 재선에 실패하고, 또 두 번이나 탄핵을 당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 상황과 묘하게 겹쳐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어 보입니다.
[마티 스몰/애틀랜틱시티 시장 (현지시간 지난 17일) : 이건 정치와 관계없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와도 관계없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련이 없습니다.]
"지난 대선의 승자는 나다", 아직도 헛된 신념을 버리지 못한 트럼프. 과연, 정치적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종북·좌파" 국정원 사찰문건 공개…"DJ 때 불법도청, 박지원 새빨간 거짓말" >
조익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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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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