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타 면제 포함시키고 인프라 지원은 축소
부산시장 선거 의식해 깊은 고민 없이 대규모 국책사업 번갯불에 콩 볶기식으로 했다는 비판
가덕도신공항 포함 文정권 들어 예타 면제만 100조 넘어…4대강 논란 MB도 60조 그쳐
19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에서 이헌승 소위원장과 위원들이 부산가덕도신공항, 가덕도 신공항 건설 촉진, 대구통합신공항,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 특별법안 등을 의결하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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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특별법은 지난해 11월 더불어민주당이 한정애 당시 정책위의장 대표발의로 내놓은 지 86일 만에 처리됐다. 오는 25일 법제사법위 체계·자구 심사를 마치면 26일 본회의 문턱을 넘을 예정이다.
처리된 안은 법안소위에서 수정된 것으로, 여야 합의대로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면제 조항이 담겼다. 환경영향평가는 실시하고, 사전타당성 조사는 진행하되 간소화시켰다. 또 민주당 원안에 담겼던 교통 등 각종 인프라 건설 지원은 공항과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으면 제외시키도록 했다.
막판까지 여야 쟁점으로 남았던 김해 신공항 폐지는 부칙으로 넘어갔다. ‘국토교통부 장관이 가덕도신공항의 위계 및 기능과 중복되는 내용이 없도록 제6차 공항 종합계획을 수립한다’는 조항이다.
민주당 간사인 조응천 의원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한 것은 아니다. 공항 외 신도시, 산업단지 등은 일체 다 삭제했고 공항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설로만 한정했다”고 설명하긴 했지만 4월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를 의식해 혈세 낭비 우려를 남겼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당장 진보진영에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매표 공학’이라고 규정하며 “10조 원이 넘는 대형 국책 사업을 각종 특혜를 몰아 패스트트랙으로 추진하는 걸 어느 국민이 이해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예타 자체를 면제한 사례가 남은 데 대한 우려를 표했다.
가덕도신공항 건설비용은 아직까지 정확한 추산이 없고 지난해 전문가 추계가 10조7000억 원이다. 실제 소요예산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 새만금사업과 인천공항 등 대형 국책사업들이 대체로 예상보다 더 많은 예산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가덕도신공항 특별법과 함께 광주광역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 특별법도 추진되고 있다. 문화전당 건립 등에 5조원이 넘는 사업비를 쏟아 붓는다는 내용이다.
문재인 정권 들어 예타 면제 규모는 ‘역대급’이다. 지난해 7월 기준 88조원이고, 가덕도신공항 등까지 합하면 100조원이 넘을 전망이다. 4대강 사업으로 혈세 낭비 논란을 빚은 이명박 정권도 60조원에 그쳤고, 전임 박근혜 정권은 24조원에 불과했던 점에서 지나친 규모로 보인다.
예타 면제 사유도 균형발전과 긴급한 경제 상황 대응 등 자의적 해석이 커 후임 정권에서 악용하는 선례가 될 우려도 있다.
[이투데이/김윤호 기자(uknow@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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