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했다./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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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22일 이명박 정부 당시 불법 사찰 의혹과 관련한 문건 일부를 제출하라고 국가정보원에 요구했다. 이를 통해 박근혜 정부 국정원의 사찰도 입증해내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국정원의 60년 흑역사를 선택적·편파적으로 청산하려는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국정원은 “지금보다 강화된 조직을 출범시켜 진상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불법 사찰 문건 공개 문제가 4·7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확전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이날 국회 정보위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과거 국정원의 불법 사찰 문건 공개 여부를 집중 논의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회의에서 2009년 12월16일 작성된 ‘민정수석실, 정치인 등 주요 인사 신상자료 관리 협조 요청’ 보고서와 그 이후 직무범위를 벗어나 수집한 신상자료 명단과 목록, 지방자치단체장·지방의원에 대한 신상자료 일체 등의 자료 제출을 국정원에 요구했다. 민주당 정보위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브리핑에서 “자료 확인 상황을 질문했지만 큰 진척이 없어 구체적으로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은 ‘정보위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자료제출 요구 의결을 하지는 않았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고위전략회의에서 사찰 피해 의원들의 자료 공개 요구 추진을 비롯해 당 차원의 대응을 해나간다는 방침을 세우고 이번 주 중 세부 대응 계획을 마련키로 했다.

국민의힘은 “국정원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저버리고 있다”고 직격했다. 국민의힘 정보위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먼저 국정원의 60년 흑역사에 대한 정보 공개 총론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 하고 특별법을 통해 체계적으로 공개를 추진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고선 개인의 사적 정보이기 때문에 여야를 떠나 정치적 악용 소지가 크다”고 비판했다. 야당으로선 4·7 재·보선을 앞두고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 국정원 불법 사찰이 드러날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정보위에선 2009년 청와대 정무수석이었던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의 사찰 개입 여부나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사찰 의혹에 대한 공방도 계속됐다.

김 의원은 “국정원 생산 보고서가 보통 민정·정무수석실, 총리실로 배포된 흔적을 발견했다고 국정원이 보고했다”고 전했다. 이에 하 의원은 “당시 박형준 전 수석이 직접 보고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하 의원이 “18대 의원을 지낸 2명의 문건을 봤는데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내용도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하자, 김 의원은 “이전 정보가 있다는 것만으로 불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정보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를 준비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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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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