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20 출생·사망 통계
출생아 27만명<사망자 30만명
출산율 0명대 OECD 중 유일
정부, 15년간 225조 투입 불구
저출산 대응대책 ‘백약이 무효’
자연감소세 더욱 가팔라질 듯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인구가 자연감소했다. 저출산·고령화의 영향으로 출생아 수가 1970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었던 반면 사망자는 역대 최다였다. ‘합계출산율’은 0.8명대로 떨어지며 사상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20년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7만2400명으로 전년 대비 10.0%(3만300명) 감소했다. 이에 반해 사망자 수는 30만5100명으로 3.4%(1만명) 증가했다. 각각 역대 최소치, 역대 최대치였다. 이에 따라 지난해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인구 ‘자연증감’은 -3만3000명으로 사상 첫 ‘자연감소’를 기록했다.
김수영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계속되는 저출산으로 출생아 수가 줄어들고, 인구 고령화로 사망자 수가 늘어나면서 지난해 최초로 인구 자연감소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인구 자연증가 규모는 2013년(17만198명)부터 축소되기 시작해 2017년(7만2237명)에는 10만명선이 무너졌다. 이후 2019년(7566명)에는 1만명 아래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84명으로 전년(0.92명)보다 0.08명 하락했다. 이 역시 역대 최저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63명(2018년 기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OECD 37개 회원국 중 유일하게 0명대다. 이는 한 세대가 지나면 출생아 수가 지금의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의미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조출생률’은 5.3명으로 전년보다 0.6명 하락하면서 역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인구 1000명당 사망자 수인 조사망률은 5.9명으로 전년보다 0.2명 상승했다. 조사망률은 2010년부터 증가 추세이며, 지난해 조사망률은 1984년 이후 가장 높았다.
정부는 2006년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세운 이후 지난해까지 15년 동안 ‘저출산 대응 예산’으로 225조원을 투입했지만 이렇다 할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오히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출생아 수 감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수립했으며, 올해 36조원을 포함해 2025년까지 총 196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저출산·고령화 흐름을 고려할 때 인구 자연감소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당분간 급격한 감소세를 보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세종=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