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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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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충돌한 빅2…오세훈 “중도 의미없나”-나경원 “15년 전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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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오신환(왼쪽부터), 조은희, 나경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DDMC에서 열린 채널A 서울시장 TV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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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빅2’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나경원 전 의원이 26일 열린 첫 합동 토론회에서도 난타전을 이어갔다.

이날 토론은 오신환 전 의원과 조은희 서초구청장을 포함해 4명의 경선 후보가 모두 함께 토론을 벌였다. 2명씩 짝을 이뤄 맞붙던 이전 방식과 달리 진행된 것이다. 그런데도 오 전 시장과 나 전 의원은 서로에게 공격을 집중하며 강하게 맞붙었다.

먼저 촉발된 건 강경보수 논쟁이다. “중도는 짬뽕·짜장을 섞은 것이다. 이도 저도 아니다”라고 말한 나 전 의원의 1월 발언을 오 전 시장이 언급하며 공방이 시작됐다. 그러자 나 전 의원은 “오 후보는 자꾸 저를 강경보수라고 얘기하는데 전 보수 정치인이다. 그런 의미에서 얘기한 것”이라며 “낡은 이분법으로 구분하는 건 자제해달라. 부탁한다”고 했다. 이에 오 전 시장은 “강경보수라고 하는 게 아니라 ‘중도는 의미 없다’는 말을 했기 때문이다. 수도권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도 마음을 잡지 않으면 힘들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오 전 시장이 재차 “보수 정당이 가진자 정당 프레임을 벗어나야 한다”고 했을 때는 나 전 의원이 역공을 폈다. 나 전 의원은 “줄곧 저를 강경보수라고 하면서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당시) 광화문 가서 투쟁한 게 문제라고 한다”고 쏘아붙인 것이다. 오 전 시장이 “저는 그렇게 말한 적 없다”고 발끈했지만 나 전 의원은 “(오 전 시장이) 조국 사태 투쟁 비판이 문제가 될 거 같으니까 이젠 제가 ‘원내대표를 해서 얻은 게 없다’고 한다. 참으로 안타깝다. 원내대표 자리가 쉬운 게 아니다”라고 계속해 몰아붙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금태섭 전 의원 등 제3지대 후보들과의 단일화 방식을 두고도 신경전이 일었다. 이번에는 나 전 의원이 “후보 경선보다 정치적 결단에 의한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한 오 전 시장의 언론 인터뷰를 문제 삼았다. “뒷거래가 떠오른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오 전 시장은 “마음을 합한 단일화가 돼야 지지층까지 옮겨온다는 의미”라고 반박했지만 나 전 의원은 “(2011년) 박원순·안철수가 얼싸안은 모습이 떠올랐다. 낡은 뒷거래, 그들끼리 행복한 단일화”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중앙일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예비후보 나경원 전 의원(왼쪽)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3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맞수토론에 앞서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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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세종시 이전 문제를 놓고도 언쟁이 벌어졌다.

▶나 전 의원=“국회 이전 국민투표, 사법부 이전까지 거론했는데 입장을 바꾸셨나”

▶오 전 시장=“다시 한번 말씀드리면…”

▶나 전 의원=“바꾸셨나. 안 바꾸셨나”

▶오 전 시장=“그러면 답변드릴 방법이 없다. 서울이 맏형이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지방이 너무 힘들다. 기관 내려간다고 큰 지장 없다”

그러자 나 전 의원은 “(오 전 시장이) 철학을 말하지 않는데 결단력 있는 리더십을 보일 수 있겠느냐. 15년 전 서울시장을 한 생각으로 지금 (시장을) 할 수 있겠느냐”고 비난했다. 이 지점에선 조은희 서초구청장도 “맏형 노릇 해야 하니까 행정부 이전하는 게 뭐가 문제냐고 하는데 (나는) 절대 반대”라며 “중앙에 집중된 예산과 권한을 나누는 방법을 고민하는 게 맏형 역할이지 행정부를 이동하는 게 맞느냐”고 따졌다.

두 후보의 신경전은 장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지지 정당을 묻지 않고 100% 여론조사로 이루어지는 경선 투표 방식이 “민주주의 원칙에 반한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이 적극적으로 경선 여론조사에 참여해 고의로 본선 경쟁력이 약한 후보에 표를 몰아주는 역선택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나 전 의원 측은 “오 전 시장이 수혜자가 될 것”라고 주장한다. 반면 오 전 시장은 경선 토론의 승패를 가리는 토론 평가단 구성을 문제 삼고 있다. “토론 평가단은 각 당협위원장이 50명씩 추천해 구성됐고, 여론 왜곡을 조장하고 있다”며 “사실상 ‘당원 평가단’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해체하는 게 옳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정진석)은 양측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문제가 없다”는 이유다. 공관위는 26일 토론의 승자에 대해 평가단이 나경원 전 의원을 선택했다고 발표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은 다음 달 1일 열리는 마지막 4자 토론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이후 2~3일 이틀간 여론조사를 실시, 4일 최종 후보를 발표한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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