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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닥터코퍼' 오르고 금값 내리고… "美 국채금리 더 오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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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시장에 반영된 인플레이션과 경기회복 기대를 고려할 때 채권금리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 1트로이온스 가격에 견준 구리 1톤(t) 가격의 비율(뉴욕상품거래소 선물가격 기준 구리·금값 비율)은 지난 24일 5.29를 나타내 지난 2018년 6월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조선비즈

골드바(왼쪽)와 구리 파이프(오른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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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금값 비율은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와 높은 상관관계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지표다. 신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 캐피털 최고경영자(CEO)가 미 국채 10년물 금리의 방향성을 예측할 때 잘 들어맞는다고 강조해 ‘건들락 지표’라고도 불린다.

구리·금값 비율이 국채 금리와 상관관계를 띠는 이유는 구리가 글로벌 경기와 밀접한 관계를 가졌고, 금 가격이 인플레이션과 금리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성격을 가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구리 가격은 글로벌 경기 전환점을 선행적으로 잘 보여준다고 해 금융계에선 구리를 두고 ‘닥터 코퍼(구리 박사·Dr.Copper)’라는 별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 비율은 최근 구리 가격 강세와 금값 약세를 반영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상승률은 올해 들어서만 30%에 달한다. 신흥국발 수요 증가 기대로 구리 가격이 이달 들어서만 20%가량 오른 가운데 금값은 지난해 8월 이후 완만한 하락세를 지속해온 영향이다.

이에 비해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최근 급등에도 불구하고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올해 들어 약 60베이시스포인트(bp·1bp=0.01%) 급등하며 지난 25일 연 1.5%를 넘어선 바 있다.

그러나 구리·금값 비율이 이미 지난해 말 코로나19 발발 이전 수준을 넘어선 것과 달리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아직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에 도달하진 않은 상황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건들락 지표에 비춰보면 현재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원자재시장에 반영된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게 사실"이라며 "원자재 시장에선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괴리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완화 정책이 채권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며 "최근 미 국채 금리 상승세는 자산시장 경착륙을 막기 위해 연준이 일정 부분 용인한 측면이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민하 기자(mi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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