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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비트코인 5000만원도 위협…일주일 새 1400만원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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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 하락세가 심상찮다. 최근 국내외 경제수장들의 작심 비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출렁이는 모양새다.

28일 국내 거래소에서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30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3.79% 떨어진 519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2일 비트코인 가격이 6580만원까지 치솟았던 것을 고려하면 일주일 만에 1400만원가량이 증발한 셈이다.

빗썸은 24시간 거래되는 가상화폐 시장에서 0시를 종가 기준으로 잡는데, 1비트코인은 전날 한때 5151만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최근 이 같은 하락세는 비트코인에 대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비판적인 발언이 촉발시켰다. 지난 23일 옐런 장관은 뉴욕타임스 주최 '딜북 콘퍼런스'에서 "비트코인은 매우 투기적인 자산이며 극도로 변동성이 높다는 점을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며 "투자자들이 겪을 수 있는 잠재적 손실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비트코인 상승세에 대한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치며 옐런 장관 발언에 힘을 보탰다. 이날 이 총재는 국회 업무보고에서 "여러 가지 기준이나 판단의 척도로 볼 때 지금의 (비트코인) 가격은 이상 급등 아닌가 싶다"며 "비트코인 가격이 왜 이렇게 높은지를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평가했다.

지난 20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 가격이 조금 높긴 한 것 같다"고 발언한 데 이어 옐런 장관과 이 총재가 가격 하락세에 제대로 불을 지핀 것이다.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급격히 떨어졌다. 이날 오후 10시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10.20% 하락한 5410만원에 거래됐다. 하루만에 1000만원 이상 하락했다.

유명 인사들의 경고도 잇따랐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지난 25일 블룸버그 TV에 출연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만큼의 재산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비트코인에 투자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국내에선 지난 24일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MBN Y 포럼에 참석해 "(투자자들에게) 투자하라마라 할 수 없지만 나는 안 한다"며 "코인은 자체적으로 부를 창출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가상화폐는 일하는 자산이 아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각국 정부가 규제 강화에 나설 수 있다는 점도 가상화폐 시장의 잠재적 위험요소로 꼽히고 있다. 가상화폐 한 관계자는 "미국을 비롯해 주요국에서 규제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가격이 오를 요인보다 내릴 요인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3일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가상화폐는 투기자산이고, 돈세탁에 쓰인다. 비트코인은 진짜 화폐가 아니다"고 했고,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 역시 "아무도 이 유사 자산의 가치가 무엇인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한편 같은 시간 기준 미국 가상화폐 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은 5만 달러 밑으로 떨어진 4만500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날 보다 3.25% 떨어졌다.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winon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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