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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이슈 서울·부산시장 보궐 선거

'스타' 앵커·의원·장관 찍고...박영선, '최초 여성 서울시장' 겨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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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후보 박영선은 누구
'더불어민주당 최초의 여성 정책위의장,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여성 교섭단체 대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걸어온 길은 그 자체로 여성 정치의 역사다. 2004년 정치를 시작해 4선 의원을 지내는 동안 '여성 최초' 기록을 차곡차곡 남겼다.

그런 그가 또 다른 기록에 도전한다.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다. 박 후보가 본선에서 승리하면 ‘사상 최초의 여성 광역자치단체장’이 된다. 1995년 관선 자치단체장 시대가 끝나고 제1회 전국 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된 이후 여성 광역단체장은 1명도 없었다.

1일 당내 경선 승리 직후 박 후보는 "최초의 여성 서울시장이 되겠다"며 "장관 시절 검증된 행정력과 입증된 성과, 그리고 추진력으로 서울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일보

1999년 당시 MBC 뉴스데스크를 진행하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리포트 화면이 나가지 않자 당황하다 사고경위를 밝히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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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이 천직인 줄 알았던 한국 첫 여성 메인앵커


박 후보는 1960년 경남 창녕군에서 3남매 중 첫째로 태어났다. 서울 수도여고, 경희대 지리학과를 졸업했다. 박 후보에겐 '여성 최초' 기록이 또 하나 있다. 한국 최초의 여성 메인 앵커이자 방송사 최초의 여성 해외 특파원.

박 후보는 대학 졸업 후인 1982년 MBC에 입사해 1년 만에 메인 앵커로 마감 뉴스를 진행했다. 미국 특파원과 MBC 보도국 경제부장을 지냈다.

박 후보는 방송을 천직으로 여겼던 것 같다. 한 방송사의 '아기 노래단원'이었고, 고교 시절엔 방송반에서 활동했다. 대학 땐 방송사 아르바이트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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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당시 여야의 새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된 이완구(오른쪽)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박영선 전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서 악수하고 있다. 류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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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ㆍ검찰 저격수'로 활동한 스타정치인


그런 박 후보를 2004년 정계로 이끈 것은 MBC 앵커 선배인 정동영 전 의원이었다. 박 후보와 남편 이원조 변호사를 이어준 것도 정 전 의원이었다. 박 후보는 열린우리당 의장이었던 정 전 의원으로부터 당 대변인을 제안 받고 한동안 고사했다. "(중매) 빚을 갚으라"는 말에 결국 설득당했다.

무수한 '최초 기록'이 증명하듯, 박 후보는 정치인으로 승승장구했다.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여의도에 입성, 18~20대 총선에서 서울 구로을에서 내리 3선을 했다. 4선을 하는 동안 특정 계파에 묶이지 않았다. 이는 그의 약점이자, 강점으로 꼽혔다.

국회의원 시절 박 후보의 활약상은 ‘저격수’란 별명에 응축돼 있다. 금산분리법 입법을 관철시키는 등 재벌 개혁을 추진했고, 비(非) 법조인으로서 검찰 개혁에도 힘을 쏟았다.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의혹'을 가장 먼저 제기한 것도 박 후보였다. 현직 대통령 시절 이 전 대통령에게 “저 똑바로 못 보시겠죠. 부끄러운 줄 아세요”라고 쏘아붙인 것은 유명한 일화다.

한때 비(非)문재인계로 불렸으나, 2017년 대선 때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문 대통령 당선에 힘을 보탰다. 2019년 4월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취임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올해 초 물러날 때까지, 박 후보는 특유의 추진력으로 '내각 서열 최하위' 중기부의 위상을 끌어 올렸다는 평을 듣는다. 중기부를 떠나면서 “중소벤처기업인들과 함께 지난 한해 12만개의 새 일자리를 만들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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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토론회에서 우상호(왼쪽부터), 박영선, 박원순 당시 후보가 토론을 하기 전 악수하고 사진을 찍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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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수 끝 본선행… ‘첫 여성시장’ 기록 쓸까


국회의원으로선 탄탄대로를 걸었지만, 서울시장은 유난히 높은 벽이었다. 2011년과 2018년 연이어 도전했으나, 모두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패해 예선 문턱을 넘지 못했다. 장고 끝에 나선 세 번째 도전에서 박 후보는 '586세력의 핵심이자 민주화운동 적자'인 우상호 의원의 거센 도전을 물리치고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박 후보는 “이제는 서울도 여성 시장을 탄생시킬 때가 됐다”고 말한다. ‘왜 여성이어야 하는가’란 질문에 그는 “여성 서울시장은 존재 자체만으로 낡은 서울의 이미지를 젊고 역동적인 서울로 바꿀 수 있을 수 있는 동력이 된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합니다, 박영선.’ 박 후보가 내건 구호다. 그는 또 한 번 해낼 수 있을까.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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