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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검사들 “박범계 민주당론 따른다는데... 만나서 무슨 얘기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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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박범계 법무부 장관. 윤석열 검찰총장/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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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중대범죄수사청(가칭 수사청) 설치 추진 관련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만나자고 하는데도 답이 없다’고 주장한 박범계 법무장관에 대해 “스스로 민주당 국회의원이라며 당론을 따른다고 하는데 만나서 무슨 의견을 나누겠느냐”는 검찰 내부 비판이 3일 나오고 있다.

박 장관은 이날 오전 법무부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제가 공개적으로 언제나 뵙자고 하는데 (윤 총장은) 답이 없으시다”고 말했다. 수사청 관련 검찰 내부 반발을 의식해 윤 총장을 만나 의견을 듣겠다는 제안을 했지만 답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앞서 검찰 인사에서도 “총장을 만나 의견을 듣겠다”고 한 박 장관이 실제 두 차례 윤 총장을 만나 의견을 청취했으면서도 실제 인사 결과에서는 철저히 윤 총장을 ‘패싱’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요식 행위로 만나 의견을 듣는 게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박 장관이 스스로 민주당 국회의원이라며 당론을 따르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윤 총장을 만나 검찰 의견을 듣겠다고 하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박 장관은 지난 달 24일 대전보호관찰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나는 장관으로 일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국회의원”이라며 “더불어민주당 당론으로 의견이 모이면 당연히 따를 것”이라고 했었다.

이 때문에 법조계와 야당에서는 “정의와 법치를 수호해야 하는 법무부 수장이 정파성을 강조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 해 추미애 전 장관의 무리한 ‘윤석열 찍어내기’ 국면에서도 “법무장관이 당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왔었다. 한 검사장은 “장관이 당론을 따른다고 천명해 놓은 상황에서 총장이 만나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박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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