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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EBS는 '문제없다'지만 'ZOOM 난민' 속출…"학생 상대 베타 테스트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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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온라인클래스 오류 지적 봇물…곳곳서 원격수업 혼선

"오류 발생이 컴퓨터·네트워크 문제? 온클 빼고 다 잘 돼"

뉴스1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온라인클래스 기술 상황실을 방문해 원격수업운영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있다.(교육부 제공) 2021.2.25/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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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지훈 기자 = 한국교육방송공사(EBS)의 공공학습관리시스템(LMS) '온라인클래스'가 시스템이 불안정한 상태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학기 초 학교 현장의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화상수업 기능에서 문제가 발생하면서 온라인클래스를 배제하고 줌(ZOOM)이나 MS팀즈 등 다른 플랫폼 만으로 원격수업을 하는 교사들도 나오고 있다.

경기 안산 A중학교에 근무하는 황모 교사는 3일 뉴스1과 통화에서 "온라인클래스에 오류가 너무 많아서 도저히 수업에 활용하기 어렵다"며 "학교 차원에서 당분간 원격수업은 줌을 활용해 100% 쌍방향으로 진행하고 과제는 메신저로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황 교사는 "온라인클래스 교사 연수가 시작된 게 지난달 15일인데 지난달 28일 정식 개통될 때까지 2주 동안 기능이 작동하지 않아 실습도 못했다"며 "지금 상황에서 온라인클래스로 수업을 하라는 것은 학생들을 상대로 시스템을 베타 테스트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기 고양 B중학교에 근무하는 임모 교사는 당분간 직접 제작한 수업 동영상을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올리면 학생들이 이를 보고 과제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원격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개학 첫날인 전날(2일) 온라인클래스에 수업 동영상을 올리기 위해 밤새 씨름했지만 게재가 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 데 따른 임시방편이다.

임 교사는 "교육부나 EBS에 문의하면 컴퓨터의 사양이 낮거나 네트워크 환경이 불안정한 경우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고 답변한다"며 "줌이나 구글클래스룸 같은 프로그램을 쓸 때는 전혀 발생하지 않는 문제가 온라인클래스를 쓸 때만 나타나는 데도 교사나 학생의 문제로 돌리는 것 같아 억울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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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교사들이 모인 온라인 단체 채팅방에 3일 온라인클래스에서 쌍방향수업이 진행되지 않는다는 대화가 올라왔다.(카카오톡 캡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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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는 전날 온라인클래스 관련 "서버나 시스템이 문제 없이 정상 운영되고 있으며 새롭게 추가된 쌍방향수업도 정상적으로 현장에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교사들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천교육교사모임에 따르면 4500여명의 현직 교사들이 참여하는 온라인 단체 대화방에는 Δ화상수업 개설 불가능 또는 접속 오류 Δ과제·퀴즈 제출 불가능 Δ출결·학습이력 확인 불가능 Δ로그인 실패 Δ영상 또는 소리가 재생되지 않음 Δ동영상 업로드 불가능 등 온라인클래스 오류 제보가 빗발치고 있다.

이날에는 문제가 없다던 화상수업 기능에도 오류가 발생해 학생과 교사들이 쌍방향수업을 진행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EBS 관계자는 "3일 오전 9시쯤 화상수업 데이터를 처리하는 과정에 오류가 발생해 접속 불가·지연 등 문제가 있었으나 긴급 조치를 시행했다"며 "근본적인 오류 원인을 파악하고 조치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 남구 C중학교에서 원격수업 교원 연수를 진행하고 있는 이모 교사는 "EBS나 교육부가 신학기 개학일에 맞춰 완성되지 않은 프로그램을 마지 못해 공개한 느낌"이라며 "학급별로 줌 주소를 생성해 전달하고 다음 주까지는 원격수업을 줌에서 진행하기로 협의했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이어 "온라인클래스는 시스템 안정화만 이뤄지면 쌍방향수업부터 학습이력관리까지 한 플랫폼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도구"라며 "다만 빠른 시일 안에 안정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학생들의 학습권은 계속 침해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온라인클래스 시스템 고도화는 국내 에듀테크 기업들이 가보지 않은 길을 가면서 통합 솔루션을 만드는 과정이라 예기치 못한 오류들이 발생하는 부분이 있다"며 "개학 이후 1주일 정도는 적응 기간으로 설정해 현장에 양해를 구하고 기능을 집중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un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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