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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악마는 디테일에"…국민의힘-안철수 단일화협상 가를 쟁점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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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 시기·방법·여론조사 문항·기호 등 이견 수두룩

4일 국민의힘 후보 선출로 단일화 협상 본격 돌입

뉴스1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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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서울시장 보궐선거 '제3지대' 단일 후보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선출된 데 이어 4일 국민의힘 후보가 결정되면서 양측의 야권 후보 최종 단일화를 둘러싼 본격 협상이 막을 올린다.

양측은 벌써부터 단일화 시점부이나 방법, 여론조사 문항, 기호 등 여러 쟁점을 놓고 치열한 기싸움에 돌입했다.

◇단일화는 언제까지…'신속히 해야' vs '후보등록 전'

우선 단일화 시점을 두고 이견이 나온다. 안철수 후보는 신속한 단일화를 요구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후보 등록시점, 길게는 투표용지 제작 전까지 단일화에 성공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당 후보가 선출되는 4일부터 후보 등록시점까지 약 2주를 '야당의 시간'이라고 부르며 이시간을 최대한 활용해 지지층을 결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근식 비전전략실장은 3일 당 초선의원 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에서 이같은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내부적으로 투표용지가 제작되는 26일을 단일화 시한으로 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안 될 경우 그렇게라도 노력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최우선은 18일(선관위 후보 등록 시작일) 전 단일화"라고 말했다.

반면 안 후보는 신속한 단일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는 1일 제3지대 경선 승리 후 "최종 후보 선출 과정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날인 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선관위 후보 등록일인 18~19일 전에만 하면 문제없다"고 했지만 다시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선 '조금이라도 빨리 단일화를 해야 하나'란 질문에 "그렇게 해야지 공약 중심으로, 우리가 야권이 서울시정을 맡으면 서울이 어떻게 바뀔 거라는 걸 알릴 시간이 하루라도 더 있다"고 말해 신속한 단일화를 요구했다.

◇여론조사? 시민참여형 경선?…'단일화 방식' 이견

방법을 두고도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지층을 결집할 수 있는 경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근식 실장은 이날 "시민참여를 확대해 태극기부대부터 중도층까지 단일화에 승복할 수 있는 스크럼을 짜야 한다"며 시민참여형 경선 등을 제안했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시 야권이 시민조사 30%, TV토론 배심원 평가 30%, 국민참여경선 40%를 합산해 단일후보를 선출한 것을 단일화 방법 중 하나로 제시하기도 했다.

반면 안 후보 측은 여론조사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가 야권주자 가운데 가장 앞서 있는 점 역시 고려된 전략으로 보인다.

당 사무총장인 이태규 의원은 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철수-금태섭 단일화도 여론조사로 했고, 국민의힘도 (경선에서) 100% 여론조사를 한다"며 "방식을 바꿀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실무 협상에서 논의하자"며 말을 아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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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성동구청 내 스마트도시통합운영센터를 방문해 구청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2021.3.3/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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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한다면 '적합도 조사'냐 '경쟁력 조사'냐

여론조사 문항은 단일화 협상의 핵심 뇌관으로 꼽힌다. 문항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결과가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장으로 누가 적합한가'(적합도) '여당 후보를 상대로 누가 가장 경쟁력이 높은가'(경쟁력) 등 물음에 따라 특정 후보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수 있어서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적합도'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선거를 문재인 정권심판으로 규정한 상황에서 제1야당 후보가 정권심판에 적합하다는 논리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제3의 후보라는 사람을 데리고 단일화를 한다면 선거를 이기지 못한다는 것이 내 기본적인 생각"이라며 국민의힘을 강조했다.

반면 여당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국민의힘 후보들보다 상대적인 우위를 보이는 안 후보 측에서는 '경쟁력'을 선호한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선거 승리를 위해 가장 중요한 건 경쟁력이다. 상식적으로 경쟁력을 우선시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이름을 명시할지 여부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후보들이라면 앞에 수식어가 필요가 없고 이름 석 자를 가지고 적어도 시민들이 판단할 정도가 돼야 된다"고 말했다.

반면 김종인 위원장은 "단일후보를 정하는 데 있어서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할 거냐, 국민의당 후보를 지지할 거냐를 놓고 물어보면 과연 일반 시민이 어떻게 판단하겠냐"며 "국민의힘이 정치적으로 중심을 잡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근식 실장은 "여론조사 시행 전 협의하면 되는 사항"이라고 향후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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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신환(왼쪽부터), 조은희, 나경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후보 4인 비전합동토론을 앞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3.1/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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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로 단일화된다면 기호는…2번이냐 4번이냐

단일 후보 기호도 쟁점이다. 국민의힘 후보가 단일후보가 될 경우 기호 2번을 사용하면 된다. 문제는 안 후보가 단일후보가 될 경우 국민의당의 4번을 유지할지, 제1야당의 기호 2번으로 출마할지 협상해야 한다.

당초 국민의힘의 김종인 비대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는 기호 2번을 주장해왔다. 김 위원장은 2일 "국민의당인 기호 4번으로 선거 승리를 확신할 수 있는가. 나는 그런 확신이 없다"며 승리를 위해 2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안 후보가 기호 2번으로 출마하려면 국민의힘에 입당해야 한다. 현재 국민의당 대표를 맡고 있는 안 후보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제안이다. 또한 안 후보는 중도로의 확장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보수색채가 강한 기호 2번으로는 선거 승리가 힘들다는 판단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의석수가 차이난다는 이유로 입당을 요구하는 것은 과한 처사"라며 "단일후보로 선정되면 그 자체로서 인정을 받아야 한다. 안 후보가 단일후보가 될 경우 4번으로 출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안 후보가 단일후보가 되더라도 원내 2당(국민의힘)과 3당(정의당)이 후보를 내지 않는 만큼 안 후보가 투표용지 2번째 자리에 적히는 만큼 차이가 없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다만 협상의 여지는 남아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안 대표가 기호 4번을 주장하면 기호 2번과 기호 4번의 후보를 놓고 시민에게 물어보는 것이 정상이라고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김근식 실장은 "기호는 (단일)후보가 결정된 다음에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유불리를 따지다 보면 사람들이 보기에 합리적이지도 않고 공정하지도 않은 방식이 나온다"며 "(정권교체 교두보를 위한 보궐선거 승리라는) 본질로 돌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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