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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北 ‘용덕동 핵시설’ 입구에 은폐 구조물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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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위성사진 분석 결과 보도

지속적 핵무기 개발 움직임 분석

“바이든 이목 끌기 시도” 관측도

美해군 준장, 핵연료 재처리 언급

“사실이라면 北·美간 긴장 격화”

세계일보

미국의 위성사진 전문업체 막사르 테크놀로지가 지난달 11일(현지시간) 촬영한 북한 평안북도 용덕동 내 핵시설로 추정되는 구조물 모습. CNN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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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NN방송이 위성사진을 토대로 북한이 핵무기 보관 장소로 추정되는 평안북도 구성시 용덕동 시설 입구에 은폐 목적인 것으로 보이는 구조물을 세웠다고 보도해 주목된다. 미군의 한 장성은 북한의 핵연료 재처리 가능성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위성사진 전문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지난달 11일 촬영한 위성사진을 미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가 분석한 결과 이른바 ‘용덕동 핵시설’ 부근에 지난해 새 구조물이 들어선 것이 포착됐다. 해당 구조물은 핵시설로 가는 지하터널 입구를 가리려는 목적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용덕동 핵시설은 미 정보기관들이 북한의 핵무기 보관시설로 의심하는 장소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비확산센터 소장은 “(용덕동 핵시설) 위성사진을 보면 2019년 12월까지는 나란히 있는 터널 입구 2개가 보이는데, 올해 2월 사진에는 (입구 대신) 건물 형태의 새 구조물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CNN은 북한이 이미 축적한 핵무기 물량을 숨기기 위한 추가적 조치를 취해가면서 지속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점이 재확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북·미 간에 별다른 접촉이 없다는 점을 지적한 뒤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 같은 도발을 동원하고 싶지 않으면서도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이러한 움직임을 취했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일각에선 바이든 행정부를 상대로 북한의 핵 능력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 전직 정보기관 당국자들은 CNN에 “미 첩보위성의 시야를 가리려는 북한 시도는 백악관이 (북핵 문제 해결과 관련해) 외교적 대응을 숙고하는 그 순간에도 자신들의 핵 프로그램은 계속되고 있음을 바이든 행정부에 상기시키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일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CNN은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 도발에 있어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와 달리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임기 중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세 차례 만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본토에 위협이 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말고 단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등에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정보국장인 마이클 스튜드먼 해군 준장은 미 국방전자통신협회 행사 기조연설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북한 핵연료 재처리 관련 보고서를 언급하며 “북한 움직임을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고 발언했다. 이어 “사실이라면 올해 북·미 간 긴장을 다른 단계로 격화시킬 사안”이라며 “북한이 어느 방향으로 가려고 하는지, 올해 추가적인 도발을 할지 여부를 깊게 우려하며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날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북한이 실험용 경수로에서 내부 공사를 지속 중이라는 증거가 발견됐다”며 “강선 지역에서는 (핵 관련) 활동이 진행 중이라는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스튜드먼 준장은 “(핵연료 재처리 정황은) 북한이 바이든 행정부에 영향을 주고 주의를 끌기 위한 첫 움직임일 수 있다”며 “재처리를 제재 완화의 거래 카드로 쓰려는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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