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순회 나선 윤석열 총장, 또다시 '작심발언'
정세균 총리, 윤 총장 거취까지 언급
이재명 지사도 "임명직 공무원으로서 행동해야" 지적
민주당 지도부는 '낮은 톤' 유지하며 원론적 답변만
재보선 앞둔 상황서 '尹 몸집 키워줄까' 우려 담긴듯
4일 당 검찰개혁특위서 '尹 반발' 대책 논의 방침
윤석열 검찰총장의 연이은 '작심발언'에 정세균 국무총리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비판 대열에 가세한 반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계속 '낮은 톤'을 유지하며 검찰과 각을 세우는 듯한 모양새를 피하려는 분위기다.
민주당이 4·7 재·보궐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윤 총장의 공세를 받아주는 것이 오히려 윤 총장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처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與, '尹 반발·임은정 배제'에 원론적 답변만
윤석열 총장은 지난 3일 대구지검·고검을 찾아 "지금 진행 중인 '검수완박(검찰의 수사권 완전 박탈)'은 부패를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으로 헌법정신에 크게 위배되는 것"이라며 여권이 추진하는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를 강하게 비판했다.
윤 총장은 앞서 지난 2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국민'을 언급하며 수사청 설치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나아가 자신의 측근을 감찰하는 임은정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부장검사)을 감찰 업무에서 배제하기도 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박종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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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정세균 총리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총장은 자중해야 한다"며 "정말 자신의 소신을 밝히려면 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처신해야 한다. 저는 이 상황을 엄중하게 주시할 것"이라고 윤 총장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JTBC에 출연해서는 윤 총장에 대해 "정치하는 사람의 모습"이라며 "검찰총장도 행정가의 모습을 잃어버리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지 의구심이 생기게 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평가하면서 "윤 총장의 거취 부분에 대해 대통령께 건의하는 것도 고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여의도 정책협의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께서 윤 총장을 '문재인정부 총장'이라고 말씀해주셨다"며 "임명직 공무원으로서 이 말씀에 들어있는 기준에 따라서 행동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윤 총장을 지적했다.
두 대권 잠룡이 각각 소신발언을 했지만 정작 민주당은 맞대응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3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윤 총장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당 검찰개혁특위가 법무부를 포함한 여러 분야의 의견을 들어서 완성도 높은 법안을 준비해줄 것이라고 믿는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했다.
임은정 부장검사의 직무배제 논란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검찰 인사 문제는 법무부와 검찰이 알아서 할 일이다. 당은 전혀 개입하지 않기로 했다"며 자칫 논란이 확산될 것을 의식하는 모습이었다.
◇"재보선 앞두고 오히려 尹 몸집 키워주는 꼴" 우려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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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지난해 당시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총장의 갈등 국면에서 뼈아픈 경험을 했다.
검찰 인사를 두고 윤 총장이 당시 추 장관과 마찰을 빚자 민주당은 윤 총장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김두관, 이수진 의원 등이 윤 총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주장했고, 이낙연 대표는 윤 총장에 대한 '국정조사 필요성'까지 언급했다.
그러나 윤 총장은 탄핵은커녕 오히려 여론조사 지지율이 올랐다. 당 핵심 관계자는 "요새 당 공개회의는 물론 비공개 최고위 회의 때도 윤 총장과 관련해서는 아무도 얘기를 안 한다"며 "계속 언급하는 것이 윤 총장의 몸집을 키워주는 꼴이 된다는 생각에 모두가 공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이제 4·7 서울·부산시장 선거가 약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추·윤 갈등으로 국정지지율 하락을 경험한 민주당이 검찰과 전면전을 벌이는 모양새를 재연하고 싶진 않을 것이다.
민주당 검찰개혁특위는 4일 전체회의를 열어 수사청 설치에 대한 검찰의 공개적 반발을 화두로 구체적인 대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이낙연 대표는 "그때 논의해서 좋은 결론을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27일 오후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이임식을 마친 뒤 손을 흔들며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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