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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속보]윤석열 검찰총장 사의…“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 파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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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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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사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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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법에 보장된 검찰총장의 2년 임기 만료를 4개월여 앞두고서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현관 앞에서 “저는 오늘 총장을 사직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 그 피해는 오로지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저는 우리 사회가 어렵게 쌓아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보고 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검찰에서 제가 할 일은 여기까지”라며 “그러나 제가 지금까지 해왔듯이 앞으로도 제가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와 국민 보호를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 그동안 저를 응원하고 지지해주신 분들, 제게 날선 비판을 해주신 분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윤 총장의 사의는 여권이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기 위해 추진하는 중대범죄수사청 설치가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윤 총장은 전날 대구고검·지검을 찾아 “지금 진행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부패가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으로서 헌법정신에 크게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새로운 수사기관인 중수청을 설치해 부패범죄·경제범죄·공직자범죄·선거범죄·방위사업범죄·대형참사 등 ‘6대 범죄’에 대한 수사권을 넘기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현재의 검찰은 수사권을 완전히 잃고 ‘공소기관’으로 역할이 축소된다.

윤 총장은 사직 이후 거취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윤 총장은 취재진이 ‘오늘 입장을 표명한 이유가 있느냐’ ‘정치 입문 계획이 있느냐’고 질문했지만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청사 안으로 곧장 들어갔다.

다만 그가 이날 내놓은 입장 중에 “제가 어떤 위치에 있든”이라는 발언이 향후 정치권 진출을 예고한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윤 총장은 전날 대구지검·고검에서도 취재진이 정계 진출 의향을 묻자 “이 자리에서 드릴 말씀은 아닌 것 같다”라고 여지를 남겼다. 평소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던 윤 총장은 지난해 10월 대검 국정감사에서 “(퇴임 후)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고민하겠다”라고 말해 정계 진출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윤 총장이 간담회에서 ‘국민의 검찰’을 강조하며 “인사권자의 눈치를 보지 말라”고 한 것도 문재인 대통령과 각을 세웠다는 해석이 나왔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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