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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인권위 “故 최숙현 선수, 경주시·경주시체육회 관리 부실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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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우 기자(tailor7506@naver.com)]
경주시장에게 운동부 관리와 선수보호가 제대로 작동되도록 인력·제도 보완 권고
문체부장관에게 지방체육 진흥에서 전국체전 등 성적 중심 탈피 권고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6월 경북 경주시 트라이애슬론팀에서 지속된 폭력 피해 등으로 사망한 고 최숙현선수 진정사건을 조사하고 문체부와 경주시에 제도 등을 보완할 것을 권고했다고 지난 3일 밝혔다.

인권위는 경주시와 경주시체육회가 운동부 창단 시부터 이미 팀 관리감독과 선수보호에 필요한 제도·절차를 갖추고 있었음에도 팀 운영 전반을 감독 개인에게만 맡겨 왔고, 도(道), 도체육회, 문체부까지도 오랜 기간 자치단체가 전국체전, 도민체전 등의 성적만을 우선해온 것을 조장하거나 유지해준 관행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경주시장과 경주시체육회장에게는 자치단체별 체전 성적 순위 경쟁이 아닌 지방 체육과 지역 체육의 활성화라는 직장운동부 설치 취지에 맞게 구성원 보호와 관리가 작동 되도록 규정과 인력을 보완할 것을, 문체부장관에게는 지방자치단체의 직장운동부가 성과나 경쟁 중심으로만 운영되지 않도록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고 최현숙 선수(이하 ‘피해자’)의 유족은 피해자가 소속 지방자치단체 트라이애슬론 팀 감독, 선배, 물리치료사 등으로부터 상습적인 폭행·폭언 등 폭력을 당했고, 피해자의 피해 호소에 대해 대한철인3종협회, 대한체육회, 경주시청, 경주시체육회 등이 적절히 조치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지난해 6월 25일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지난해 7월부터 해당 사건에 대해 검·경, 문화체육관광부, 고용노동부, 행정안전부 등이 각 관할 사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를 진행하였고, 인권위는 여러 기관에서 조사하는 부분에 대한 중복을 피하고 피해자의 피해가 2017년부터 지속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은폐될 수밖에 없었던 구조나 관행 등에 초점을 맞춰 조사를 진행했다.

인권위 조사 결과 경주시는 소속 직장운동부를 지방 체육 및 직장 체육의 활성화보다는 타 지방자치단체와의 경쟁적 성과를 보여주는 수단으로 활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체육대회와 도민체육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 위해 단기계약(10개월) 선수들을 둔 것 역시 그러한 인식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것이다.

또 경주시와 직장운동부 운영을 위탁받은 경주시체육회는 전국체육대회와 도민체육대회에서의 우수한 성적을 위한 예산 지원 및 선수 (재)계약을 제외하고, 직장운동부의 훈련, 선수 처우 실태, 적절한 예산 사용 여부 등에 대해 적절히 감독하지 않았으며, 감독의 의사결정에 크게 의존하는 등 직장운동부가 감독과 일부 선수들 중심으로 운영되게끔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감독이 부당하게 지원금을 수령하고, 허가하지 않은 물리치료사가 합숙소에서 생활하며,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일부 선수를 위해 타 선수들이 희생하고, 감독·물리치료사·선배 선수가 선수들을 폭행하는 일들이 경주시 직장운동부 내에 발생했음에도 이를 적발하거나 구제할 수 없었다.

이에 인권위는 경주시장에게, 이미 존재하는 내규를 구체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직장운동부 운영 점검을 위한 전담 인력을 확보하며, 직장운동부 지도자와 선수의 신분상 처우가 안정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하고 경주시체육회장에게 경주시와 협의해 각 직장운동부 재정·인사·훈련 상황 등을 점검하고, 지도자 평가에 점검결과를 반영할 것을 권고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는 지방자치단체의 직장운동부 운영이 성과나 경쟁 중심으로만 운영되지 않도록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각 지방자치단체에 확산하고, 이에 대한 이행을 시·도 합동평가를 통해 점검할 것을 권고했다.

한편, 인권위는 최근 경주시가 트라이애슬론 팀 여자 선수들에 대한 재계약을 진행하지 않고 여자 트라이애슬론 팀을 사실상 해체한 것과 검·경 등의 조사에서 피해사실을 진술한 선수들이 다른 지방자치단체 트라이애슬론 팀에서 계약해지 되는 등 운동을 더 이상 할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된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이번 사건과 연계된 추가적인 피해가 계속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계획이다.

[김창우 기자(tailor75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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