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이즈마케팅 효과?…일부 판매중단 발표 후 대표작 아마존 1위 올라
'인종차별적 묘사'로 판매중단된 미 작가 닥터 수스의 그림책 |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닥터 수스'로 불리는 미국의 유명 아동 그림책 작가 고(故) 시어도어 수스 가이젤(1904∼1991년)의 책들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닥터수스의 그림책 일부가 인종차별적 묘사 등을 이유로 시장에서 퇴출당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역설적으로 스포트라이트가 다시 집중되면서 그의 책들이 미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 등에서 상위권에 오르는 등 노이즈마케팅 효과를 보게 된 셈이다.
미 CBS뉴스에 따르면 닥터수스의 대표작 '모자 속 고양이'(The Cat in the Hat)가 4일(현지시간) 아마존의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등 그의 그림책 9권이 10대 베스트셀러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책은 이번 판매중단 대상에서는 제외된 것들이다.
또한 아마존 판매순위 50위 내에 '네가 갈 곳'(Oh, The Places You'll Go), '초록 달걀과 햄'(Green Eggs and Ham) 등 닥터수스의 책 총 25권이 포함됐다. 이베이와 같은 사이트에서도 닥터 수스의 책들은 '금지된 희귀한 수집품'으로 분류돼 재구매 가격이 치솟았다고 CBS가 전했다.
앞서 닥터 수스의 가족이 세운 '닥터 수스 엔터프라이즈'는 이틀 전인 지난 2일 성명을 내고 "잘못되고 상처를 주는 방식"으로 사람들을 묘사했다며 '내게 동물원이 생긴다면'(If I Ran the Zoo), '맥앨리것의 연못'(McElligot's Pool) 등 6권에 대한 판매중단을 발표했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동화 작가의 하나로 이름을 날린 닥터 수스의 책은 여러 언어로 번역돼 100여 국에서 판매됐지만, 그의 생전에도 특정 민족에 대한 부정적인 묘사 등으로 인해 일부 작품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그의 첫 번째 작품으로, 이번에 판매중단 대상에 포함된 1937년의 '그리고 멀베리 가에서 그것을 봤던 기억을 떠올려 보니'(And to Think That I Saw It on Mulberry Street)에는 애초 긴 땋은 머리를 하고 젓가락을 든 채 원추형 모자를 쓴 샛노란 피부색의 등장인물이 나왔다.
'차이나맨'(Chinaman)으로 묘사된 이 등장인물은 동양인의 외모를 희화화했다는 논란 끝에 1978년 샛노란 피부색이 제거되고 '차이니스 맨'(Chinese man)으로 정정됐다.
닥터 수스 엔터프라이즈 측은 그의 책들이 모든 지역사회와 가정을 대변하고 지지할 수 있도록 책 목록에 대한 검토 작업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동양인 희화화 논란으로 문제가 된 뒤 얼굴색이 하얗게 바뀐 닥터수스의 '그리고 멀베리 가에서 그것을 봤던 기억을 떠올려 보니' 속 캐릭터 |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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