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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주류로 뜬 ‘86’ vs 뜨는 ‘MZ’…‘세대의 정치’ 사회 이슈로… [헤럴드 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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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로 하나됐던 세대가 ‘공정’으로 갈렸다. 2016년 정유라 이화여대 부정 입학 사건과 이후 ‘최순실 게이트’ 등 박근혜 전 정부의 국정농단을 규탄하기 위해 나온 촛불의 광장엔 나이도 없고 성별도 없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일련의 사태들은 우리 사회의 세대 간 갈등 구조를 명확하게 드러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논란과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 입시 비리 의혹, 2020년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논쟁 등은 ‘촛불’이 상징했던 ‘공정’과 ‘정의’가 세대별 동상이몽이었을 수 있음을 보여줬다. ▶관련기사 6면

올해 초, 대기업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은 다시 이를 확인시켰다. 중심에는 MZ세대(1980년대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들이 있다. 전문가들은 유독 성과급 논란이 커진 배경 중 하나로 공정성과 실리를 중시하는 MZ세대의 특성을 꼽는다. 성과 중심보다는 일과 삶의 균형과 개인의 행복을 소중히 여기며, 다양한 국적이나 인종, 성(性)정체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전통적 진보·보수 이분법에도 큰 관심이 없다. 다만 실리나 원칙에 어긋난다고 생각하면 참지 않고 명확하게 불만을 표시하고 이들의 분노는 광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MZ세대가 돈으로 지위를 사거나 남들과 다른 절차로 같은 결과물을 얻는 ‘반칙’을 용납하지 못한다. 아울러 이들의 등장은 해묵은 논쟁인 ‘세대 문제’를 다시 전면으로 끌어올렸다.

이들이 저항하는 ‘주류’이자 기득권층은 한때 혁신과 민주주의의 상징이었던 86세대(1980년대 학번·1960년대 출생)다. 이들은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중추세력이다. 21대 국회의원 중 1960년대생은 174명으로 전체의 58%를 차지한다. 경제계의 최고권력도 이들이 잡고 있다.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혹은 최고위임원들이다.

정치권에서는 “이제 86이 집권할때”라는 말도 공공연히 나온다. 하지만, 이들이 기득권화되면서 과거 ‘민주주의’라는 대의에 가려졌던 한계와 폐해들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집단주의는 패거리의식과 편가르기, 내로남불로 종종 드러나고, 남성중심주의가 성비위 사건 등 성인지감수성 결핍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빠찬스’ ‘엄마찬스’라고 할 때의 아빠, 엄마들은 86인 경우가 많다.

X세대라는 이름으로 화려하게 등장했지만 IMF구제금융기를 겪으며 첫 대규모 취업난을 겪었던 97세대(1990년대 학번, 70년대생)는 ‘낀 세대’다. 그들을 건너 뛰어 지금 가장 주목받고 있는 세대는 MZ세대이다. MZ세대는 86이 주류인 우리 사회에서 정치 사회 경제 권력의 분점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 사회 각 세대의 사회적 특성과 정치권에서의 세대별 움직임을 읽어봤다. 강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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