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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이낙연, 냉혹했던 6개월과 거침없을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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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1987년 민주화 이후 가장 크고 가장 많은 개혁"

대권 지지율 하락…4·7재보궐 승기 잡고 '대세론' 되찾나

뉴스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에서 열린 제3차 민생연석회의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2021.2.18/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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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9일 당대표직을 내려놓는다. 지난해 8월 29일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잡은 후 약 6개월 만이다.

입법 성과를 놓고 보면 이 대표의 임기는 그야말로 짧고 굵었다. 이 대표는 "1987년 민주화 이후 가장 크고, 가장 많은 개혁을 실현했다"고 자평한다.

실제 공수처법 개정안 등 권력기관 개혁3법과 공정경제3법, 노동보호법, 지방자치법에 이어 가덕도신공항특별법, 제주 4·3특별법 등에 이르기까지 전방위로 입법 성과를 이뤄냈다. 쟁점이었던 중대재해처벌법도 결국 관철해냈다.

유연한 당·정·청 관계를 주도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 "역대 가장 좋은 성과를 얻어낸 당·정·청이라고 자부해도 좋을 것"이라며 이 대표를 격려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4차 재난지원금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놓고 "이낙연표 추경"이라며 추켜세웠다.

정치적 부담에도 당을 위해 과감한 리더십을 선보이기도 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정계에 입문한 이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의원이 부동산 의혹에 휩싸이자 당에서 즉각 제명하는 결단을 내렸다.

다만 임기 동안 대권 주자로서의 입지에는 타격이 컸다.

당내 핵심 지지층인 '친문(친문재인)' 세력과 주파수를 맞추는 과정에서 이 대표는 중도층까지 아울렀던 특유의 색깔을 잃었다.

이 대표의 지지율은 '추미애-윤석열' 사태 등 정부·여당의 악재와 함께 연일 출렁였고, 급기야 올해 초 꺼낸 사면론으로 치명상을 입었다. 사면론은 측근들에게조차 많은 공감을 얻지 못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치고 올라와도 여의도 정치가 우선이어야 하는 당대표로서 보폭을 더 넓히지 못하는 답답한 상황이 이어졌다. 결국 한때 40%대에 달했던 대권 지지율은 현재 10%대 중반에 그친다. 이 대표의 뿌리인 호남마저 흔들린다는 점은 뼈아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 대표의 당대표 도전이 무리했던 것 아니냐는 결과론적인 얘기도 나온다.

다만 이 대목에선 이 대표의 당대표 도전이 불가피했다는 의견이 아직 다수다. 정제되고 점잖기만 했던 '국무총리 이낙연'이 '정치인 이낙연'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거쳐야 대권의 당위성을 세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과 함께 부침을 겪어야 할 위험 부담을 감수하고 심판대에 오른 것 자체를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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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를 찾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후 광주 서구 양동시장에서 노점 상인과 인사를 하고 있다.2021.1.18/뉴스1 © News1 허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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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까지 남은 1년을 '이낙연의 시간'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이번 4·7재보궐선거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이 대표는 퇴임 직후 상임선대위원장으로서 책임을 이어간다. 이번 선거에서 서울시장을 사수하면 여전히 호의적이지 않은 일부 친문 세력의 마음을 다잡고 다시 대세론을 형성할 기회를 얻게 된다.

임기 후반부인 최근 들어 4차 재난지원금 등의 성과를 바탕으로 지지율이 반등 조짐을 보이는 것은 희망적이다.

다소 의기소침했던 이 대표가 4차 재난지원금 관철을 계기로 자신감을 되찾았다는 후문도 들린다. 이 대표 측은 당대표 책무에서 벗어나면 이 대표가 다시 색깔을 찾아 본인의 페이스대로 대권 행보를 밟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위해 이 대표는 '이낙연표 정책'에도 승부수를 던진다. 신복지제도 '국민생활기준 2030'을 보다 선명하게 다듬는 한편 경제와 외교통상부문에 대한 정책적인 제안도 준비하고 있다.

이 대표 측 핵심관계자는 이 대표의 지난 6개월에 대해 "당·정·청 간 일치된 모습으로 국난을 잘 극복해왔다"고 총평했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개인적인 지지율이 하락한 부분은 안타깝지만, 그 부분은 감당해야 할 몫"이라며 "당대표를 맡으면 개인적으로는 부정적인 요소가 있을 것이란 지적이 있었지만, 이 대표 본인이 감당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판단해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 대표는 본인의 역할에 충실하다 보면 국민에게 제대로 평가받게 될 것이라고 일관되게 생각한다"며 "퇴임 후에는 대선 주자로서 '이낙연 정치'를 선보일 것이다. 우선 재보궐선거에 집중해 선거를 승리로 이끌어가겠다"고 강조했다.
jy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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