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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거리두기 개편안' 자영업자들 "인원제한? 장사하지 말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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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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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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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을 4단계로 조정한 개편안이 발표된 가운데, 자영업자들은 일부 안도를 표하면서도 면적 당 인원제한, 영업시간 제한 정책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들은 특히 종교단체와의 형평성 강화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 직접 개편안 마련에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은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개편안을 지난 5일 공개하고 각계 의견을 수렴 중이다.

7일 개편안에 따르면 2단계에서는 8인까지 모임을 가질 수 있으며, 음식점·카페도 2단계까지는 영업시간 제한을 받지 않는다. 다만 오후 10시까지였던 수도권 다중이용시설의 운영시간은 오후 9시로 1시간 줄었다.

개편안에 대해 일선 자영업자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내놨다. 우선 2단계부터 이용인원이 제한되는 점에 불만이 제기됐다. 개편안은 2단계부터는 8㎡ 당 1명 또는 좌석의 30~50%로 인원을 제한했다. 중수본은 '업종 특성을 고려해 반영한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좁은 매장은 홀 장사도 못 하겠다'는 불안감이 나오는 것이다.

경기 수원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2평 넘는 공간에 1명만 받으라는 것인데, 장사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10개 테이블인데 한번에 10명밖에 못받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단계로 격상 시 영업시간이 기존 오후 10시에서 오후 9시로 줄어드는 점에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경기 김포시에서 바를 운영하는 윤모씨(42)는 "술 마시러 와서 9시까지 밖에 못 있으면 장사를 하라는 거냐 말라는 거냐"라며 "5인 이상을 풀어주고 9시로 단축하면 우리 같은 장사하는 사람은 죽으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호프집을 수 년째 운영하다 현재 임시 휴업에 들어간 고모씨(33)도 "인원수 제한이 풀리는 것 자체로 매출이 돌아오거나 그럴거란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다"며 "호프집은 저녁 장사라 결국 영업시간 제한이 늘어나지 않는 이상 큰 효과를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보다는 종교단체 등 다른 집합시설에 대한 더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분식집을 운영하는 이모씨(44)는 "일반 자영업자들보다 종교단체에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할 것 같다"며 "종교단체에 대한 기준을 느슨하게 풀어준 것으로 보이는데, 종교단체서 집단감염이 발생해 단계격상이 되면 피해는 자영업자들이 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김창희 돌잔치전문점연합회 대표는 "공청회가 열린다는 안내도 받지 못했다. (자영업 단체와)긴밀히 협의된 내용이 아닌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돌잔치 업종은 수주 전 부터 예약을 해야 해, 바로 영업을 재개하더라도 실질적 도움이 되지 못한다"며 "손해를 입은 중소자영업자들에 대해 무이자로 임대료나 운영자금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공청회 등을 통해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세부 사항을 다듬는다는 방침이다. 개편안 확정 및 적용은 이달 말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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