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룰 앙금' 변수 남아…'강경보수' 프레임도
오 후보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담판을 앞두고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면 나 전 의원의 지지가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1차 경선을 1위로 통과했던 나 전 의원의 핵심 동력은 탄탄한 당원 지지기반이었다. 대부분 당원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토론 평가단이 일관되게 나 전 의원의 손을 들어줬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중도 보수'를 표방하는 오 후보가 나 전 의원에 기울어 있던 당의 전통적 지지층까지 등에 업을 경우 최근 상승세를 탄 지지율이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당 관계자는 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지율이 앞서면 단일화 협상도 우위에 설 수 있다"며 "이를 잘 아는 오 후보도 나 전 의원에 손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오 후보와 나 전 의원 사이에 경선룰을 둘러싼 '앙금'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다.
외부에 공표되지는 않았지만, 1차 경선에서 2위였던 오 후보는 공공연히 '일반 여론조사는 내가 1등이었다'고 강조해왔다. 1차 경선은 일반 여론조사 80%에 당원 투표 20%로 치러졌다.
100% 일반 여론조사로 치러진 2차 경선에서 오 후보는 나 전 의원을 제쳤다. 득표율이 각각 41.6%와 36.3%로, 약 3%포인트의 여성 가산점을 반영했는데도 오 후보가 앞선 것이다. 예상 밖의 큰 득표차에는 100% 일반 여론조사가 영향을 미쳤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특히 여론조사 방식을 놓고 나 전 의원 측에서 역선택 소지가 크다는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응답자의 지지정당을 묻지 않고, 지지후보가 없다는 응답자에게도 '그래도 뽑는다면'이라는 재질문 조항이 들어간 것을 두고서였다.
익명을 요구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통화에서 "선거 때 박영선 후보를 뽑을 민주당 지지자들이 이번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를 선택한 셈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경선 과정에서 오 후보는 나 전 의원을 '강경 보수'로 공격했다. '짜장면·짬뽕론'으로 자초한 측면도 있지만, 나 전 의원은 이런 프레임을 곤혹스러워한다는 후문이다.
나 전 의원과 가까운 한 인사는 "당분간 휴식하면서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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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하는 오세훈과 나경원 |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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