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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수태가 일어나는 장소는 모텔? 어느 대학 강사의 황당 질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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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충남의 한 대학의 교수가 강의 전 학생들에게 낸 기초질문서 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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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의 한 대학 교수가 최근 강의 전 학생들에게 성적 표현이 일부 포함된 기초질문서를 배포해 논란이 일었다.

7일 해당 학교와 학생들에 따르면 병리학 수업을 담당한 강사 A씨(64)는 개강 전 이번 학기 수강생들의 이메일로 50문항의 기초질문을 냈다. 이 중 7문항은 병리학과 관계없는 성적인 표현이 있어 황당한 성적 표현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일부 학생들은 당혹감과 모멸감으로 학교에 항의하기까지 했다.

22번 문항은 ‘수태가 일어나는 장소는?’이 질문으로, ‘① 자궁 ② 나팔관 ③ 자궁경부 ④ 모텔’ 중 답을 고르게 했다. 23번 질문은 ‘남자 생식기의 적절한 크기는?’이었고, 24번에는 ‘남녀 모두에게 성욕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물질은?’이란 질문도 있었다. 29번 질문인 ‘당신의 몸 가운데 가장 활동적인 근육은?’엔 ‘① 등 ② 턱 ③ 눈 ④ 신혼여행에서 사용하는 근육’이란 보기가 제시돼 있었다.

신체 활동 가운데 가장 좋은 것 3가지를 고르라는 질문에는 ‘아침 점심 저녁 모두 섹스’ 같은 황당한 보기도 있었다.

이에 대해 한 학생은 “이것을 병리학 기초 질문지로 낸 이유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너무 이상하고 당혹스럽다”고 항의했다. 또 다른 학생은 “풀어보려 여러 차례 시도했으나, 이러한 문제의 답과 의도를 전혀 모르겠다”며 “당혹감과 모멸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A교수는 이와 별도로 성장 과정과 종교관 등 전공과 관련이 없는 지극히 사적인 내용의 자기소개서와 함께 학생 사진을 반드시 첨부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A교수는 2019년 8월부터 이 학교 강사로 강의해 왔다. 논란이 되자 A교수는 학생들에게 카톡으로 “기초질문의 출처는 아마존 37주 연속 베스트셀러로 미국에서 200만부 팔린 책에 실린 BQ테스트(명석 지수)였다”며 “생리학의 중요성을 인지하기 위한 의도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몇몇 문제는 심각한 고려가 좀 더 선행됐어야 했다”며 “여러분께 사과한다”고 했다.

A교수는 해당 학생의 항의 후 학교 측의 권고로 사직서를 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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