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말구름. 이 지사가 SNS에 올린 글을 분석해, 가장 많이 쓰는 단어가 가장 큰 크기로 그려졌다. 기본소득이 눈에 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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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를 꼭 1년 남겨둔 지금, 여야 주자들은 각각 어떤 비전을 품고 있을까? 21대 대선의 화두는 또 무엇일까? <한겨레>가 8일 대선 도전이 유력한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세균 국무총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홍준표 무소속 의원, 유승민 전 의원 6명의 지난 100일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 774개를 분석했다. 에스앤에스를 하지 않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분석에서 제외했다.
여당은 ‘공수처’ ‘방역’…야권주자는 ‘문재인’ ‘부동산’
이낙연 대표는 ‘민주당’(56회 언급)과 ‘공수처’(30회), ’불평등’(20회)이 핵심 열쇠말이었다. 민주당과 공수처가 많은 건 여당 대표로서 공수처법 처리를 주도한 것을 지지층에 각인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최근엔 ‘신복지체계’ 등 불평등 관련 메시지도 많아지고 있다. 또다른 여권 주자인 정세균 국무총리의 열쇠말은 ‘백신’(125회)과 ‘방역’(88회), ‘경제’(38회)였다. 지난해초 취임 뒤 경제 총리를 자임했지만, 줄곧 코로나19 대응을 맡으면서 백신과 방역 관련 글을 많이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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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주자인 홍준표 의원의 열쇠말에선 ‘검찰’(53회)과 ‘정권’(38회), ‘티케이’(38회)가 눈에 띈다. 검사 출신으로서 문재인 정권의 검찰 개혁에 대한 비판 글을 많이 쓴 탓이다. 다른 주자들과 달리 ‘코로나’(21회)는 주요 열쇠말이 아니었다.
안철수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의 열쇠말은 ‘대통령’ ‘문재인’이 많았다. 정치사회적 현안을 문 대통령과 엮어 비판하는데 집중한 결과다. 안 대표는 ‘부동산’(95회)과 ‘백신’(90회) 등을 통해 주로 공격했고, 유 전 의원도 ‘백신’(120회)과 ‘양극화’(69회)를 열쇠말로 삼아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튀는 이재명…‘기본소득’ ‘지역화폐’ 많아
차이가 두드러진 것은 이재명 지사의 열쇠말이다. 그의 열쇠말은 ‘경기도’(323회) ‘기본소득’(275회), ‘지역화폐’(145회) ‘경제’(140회)가 많았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재난지원금 보편지급을 선도하며 ‘기본소득’ 관련 이슈를 선점하는 데 주력한 결과다. 반면 공수처 등 검찰개혁 관련 언급은 주요 열쇠말에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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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공통적으로 많이 쓴 ‘코로나’에 대한 의미연결망을 분석해보면 각 주자들 사이의 관점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의미연결망 분석은 동시에 등장하는 주요 단어들의 횟수와 밀집도 등을 분석해 사용 맥락을 파악하는 방법이다.
이재명 지사는 ‘코로나’를 ‘희생’ ‘회복’ ‘협조’ 등과 많이 썼다. 이낙연 대표는 ‘협력’ ‘혼신’ ‘힘냅시다’ 등과 함께 언급했다. 정세균 총리는 ‘회복’ ‘포스트’ ‘협력’ 등과 같이 썼다. 사회적 연대를 통한 위기 극복을 강조한 것이다. 반면 야권 주자들은 문재인 정부의 방역 대책을 비판하는 데 주력했다. 안철수 대표는 ‘코로나’와 함께 ‘피해’ ‘파탄’ ‘협력’ 등의 단어를 많이 사용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피해’ ‘효과’ ‘포퓰리즘’ 등을 같이 썼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의미연결망 분석 결과도 여야 양쪽으로 나뉘었다. 홍준표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을 ‘폭정’ ‘수사’ 등과 함께 주로 언급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백신’ ‘코로나’ ‘문제’ 등과 같이 썼다, 안철수 대표는 ‘부동산’ ‘(검찰) 총장’ 등과 많이 썼다. 야권 주자들은 문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통해 지지자들 결집을 노렸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이낙연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 ‘하셨습니다’ ‘코로나’를, 정세균 총리는 ‘포용’을 같이 쓴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판서 사라진 화두, 남북관계
미증유의 재난 상황을 경험하며 정치사회의 화두가 ‘복지’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도 드러난다.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둘러싼 논쟁이 대표적이다. 다만 복지 확대에 필수적으로 평가받는 ‘증세’에 대해선 대선 주자 모두 주요 열쇠말로 삼지 않고 피해갔다. 통일 등 남북관계와 관련된 열쇠말도 눈에 잘 띄지 않았다. 남북관계 경색에 따른 여파로 보인다.
이완 권오성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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