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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시리아 내전 10년, 아동 결혼·소년병 착취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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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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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북서부의 이동식 캠프에 한 소년이 서 있다. 월드비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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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 민주화 시위인 ‘아랍의 봄’ 여파로 2011년 4월 발발한 시리아 내전이 올해 10년을 맞는다. 40만명의 목숨을 빼앗고 670만명을 난민으로 내몬 내전의 최대 피해자는 어린이들이었다. 내전에 코로나19 위기까지 겹치면서 시리아 아동들이 조혼과 노동 착취, 소년병 징집에 내몰린다는 보고가 나왔다.

월드비전은 9일(현지시간) ‘시리아 내전 10주년 보고서’에서 시리아 아동 8500만명이 코로나19의 2차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생계 문제로 시리아 소녀 400만명이 조혼에 내몰릴 것으로 봤다.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에는 요르단 내 시리아 아동 노동이 6% 늘어났다는 보고도 있었다

월드비전은 “아이들은 위험하고 모욕적인 환경에서 적은 보수를 받거나 무보수로 일한다”면서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지난해 3월부터 아이들이 밤늦게까지 구걸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시리아는 1963년 쿠데타 이래로 세습 독재가 이뤄지고 있는 드문 나라다. 1970년 정권을 잡은 하페즈 알아사드와 그의 아들 바샤르 알아사드가 40년 넘게 집권했다. 2011년 ‘아랍의 봄’ 여파로 시리아에도 민주화 시위가 대대적으로 일어났지만, 바샤르 정권은 시위대를 유혈진압했다. 이에 반발한 반군이 생겨나면서 10년간 내전이 이어졌다.

내전 이후 10년간 사망자 40만 명 중 아동 사망자는 5만5000명 달한다. 내전 10년간 아동의 기대 수명은 13년 단축했다. 2014년 이후 6년간 시리아 아동 사망률은 50% 늘어났다. 그 결과 시리아 인구 절반에 가까운 670만명이 인접국인 터키, 요르단, 레바논, 이라크로 떠났다. 난민의 40%는 17세 미만 아동·청소년이다.

시리아 내에서 집을 잃고 떠도는 아동들은 소년병으로 징집될 위험에 처했다. 2014~2019년 시리아 소년병 모집은 300% 늘었다. 2017년 이후 무장세력에게 공격당한 학교 수는 두 배 증가했다.

아이들에게 전쟁은 가혹했다. 9살 압두라만은 “만약 헬리콥터 소리를 듣는다면 살기 위해 달려야 한다. 하지만 비행기 소리를 듣는다면 살았다는 증거다. 왜냐면 비행기는 너무 빨라서 이미 공격이 끝난 후에만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렇지만 비행기 소리를 들었다는 건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죽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초등학교에 다니지 않는 아동도 2011년 7%에서 현재 21%로 3배 늘었다. 요한 무이즈 월드비전 시리아 대응책임자는 “겨우 5~6살밖에 안 된 아이들이 소리만 듣고도 모든 종류의 폭탄 이름을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정작 자신의 이름은 쓸 줄 모르기도 한다. 교육받을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쟁을 피해 요르단 아즈라크 난민촌에 5년간 살아온 사마(17)는 “공부하고 싶다. 난민 텐트가 아닌 집에서 살고 싶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공부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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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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