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까지만 협정 유효
文대통령, 美국무·국방 내주 면담
정은보 외교부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대사(왼쪽)와 도나 웰튼 미국 국무부 방위비 분담 협상대표(오른쪽) (외교부 제공) 사진=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파이낸셜뉴스]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이 타결되면서 양국의 서명 절차만 남겨둔 가운데 우리 정부가 올해 지불할 방위비분담금 규모는 전년 대비 13.9% 상승한 1조1833억원으로 확정됐다. 이는 최대 인상률로 예상됐던 13%에서 1%포인트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이번 합의는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총 6년간 유효한 다년도 협정이다. 2020년도 총액은 2019년도 수준으로 동결한 1조389억원으로 정했고, 2022년부터는 연도별 분담금 총액을 전년도 국방비 증가율을 적용해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협정은 지난 트럼프 행정부 요구사항인 50% 인상(다년계약 최종연도 분담금 기준)보다는 줄어든 40%이다. 전년도 국방비 인상률이 기준지표가 되면서 5년 후 분담금은 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외교부가 내세운 '주한미군 근로자의 고용안정' 등 제도개선책도 미비해 '공평한 합의'와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다.
■13.9% 껑충, 이후 6년 다년 인상
10일 정부는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미국 워싱턴DC에서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와 도나 웰턴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가 참여한 9차 회의 결과 '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협상을 최종적으로 타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11차 협정은 지난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총 6년간 유효한 다년도 협정이다. 2020년도 총액은 2019년도 수준인 1조389억원으로, 한·미 양측은 미측에 선지급된 인건비와 주한미군 한국인근로자 무급휴직 생계지원금(총 3144억원)을 제외한 7245억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2021년도 총액은 2020년 대비 13.9% 증가한 1조1833억원이다. 인상폭 13.9%는 2020년도 국방비 증가율 7.4%와 주한미군 한국인근로자 인건비 증액분 6.5%를 더한 것이다.
또한 2022년부터 2025년까지의 연도별 총액은 전년도 우리 국방비 증가율을 적용해 합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22년에는 2021년 국방비 증가율과 같은 5.4% 상승률이 적용된다.
이 밖에 정부는 지난 2020년 주한미군 한국인근로자 무급휴직 때처럼 방위비분담금 협상 지연이 근로자들의 고용과 생계 안정에 영향을 주지 않게 하기 위해 방위비분담금의 인건비 배정비율 하한선을 종전의 75%에서 87%까지 확대한다. 협정공백 시 전년도 수준의 인건비 지급이 가능하다는 규정도 협정상 최초로 명문화했다.
■국방비 연동,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도
하지만 이번 협상이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의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국방비 증가율은 우리의 국력을 반영, 국회 심의를 통해 확정되는 객관적 지표"라고 했지만 국방비가 꼭 국력과 비례하지 않는 데다 매년 인상률이 너무 높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8차 SMA(2009~13년)에는 소비자물가지수를 합산하는 방식이었지만 이번 11차에는 전년도 국방비 인상률을 적용하기로 하면서 '공평한 기준'이 자의적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지난 협정과 달리 '4%룰' 등 인상 상한선이 없어 오히려 전년 국방비가 증가할 경우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도 있다. 방위비 분담금이 당해 연도에 쓰이지 못해 매년 1000억원대 상당이 '쌓이는' 상황도 논란거리다.
특히 실제로 방위비분담금 증가 추이는 생각보다 가팔라질 수 있다.
지난 10년간 국방비 증가율을 평균하면 상승률은 5.37%가 되는데 이를 방위비분담금 다년도 협정에 적용하면 지불할 금액은 2021년 1조1833억원(13.9% 인상률 반영)에서 2022년 1조2472억원(국방비 인상률 5.4% 반영)→2023년 1조3142억원→2024년 1조3847억원→2025년 1조4591억원으로 증가한다.
이 금액은 협상이 시작된 2019년 1조389억원 대비 약 40%(4200억원) 상승한 금액이다. 지난 트럼프 정부에서 미국이 사실상 최종안으로 요구한 '50% 인상안'에서는 다소 줄어든 수치이다.
일각에서는 당장 급한 불을 껐을 뿐, 국방비 예산 증가폭에 맞춰 방위비분담금이 해마다 늘어나게 되면 우리 정부가 부담할 금액은 눈덩이처럼 증가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kimhw@fnnews.com 김현우 김나경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