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병원을 찾은 20대 여성 환자가 있다. 이 환자는 약 2주 전부터 한쪽 눈에 충혈과 통증이 나타났다고 한다. 겨울철 건조해 나타나는 단순 결막염으로 생각해 인공눈물을 넣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점점 시력이 떨어지는 느낌도 있고 눈부심이 심해져 병원을 찾아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전부(전방) 포도막염을 진단받았다.
눈은 예민한 신체 기관이다. 피로감이나 수면 부족, 스트레스 등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특히 요즘처럼 건조한 날씨에는 눈물이 부족해지고 미세먼지 등 각종 오염물질이 눈에 잘 달라붙어 결막염이 발생하기 쉽다. 이런 결막염과 초기 증상이 비슷해 오인되는 질환이 바로 포도막염이다.
포도막은 안구의 중간에 있는 혈관층으로 홍채, 모양체 및 맥락막으로 구성되며, 이곳에 생기는 염증이 포도막염이다. 포도막은 혈관이 풍부하고 결합조직이 많아 염증이 생기기 쉽고 노화와 관계없이 발병한다. 발병 평균 연령이 20~30대다.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안구 내부 조직의 손상을 유발해 영구적인 시력 저하를 불러올 수 있고 실명에 이르는 사례도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포도막염 중에서도 가장 흔한 것은 앞선 환자 사례와 같은 포도막염이다. 전체 환자의 약 3분의 2를 차지한다. 눈 앞쪽의 홍채 또는 섬모체에 염증이 생긴 경우인데 충혈, 안구 통증, 시력 저하 등이 주된 증상이다. 이외에 눈부심, 눈물 흘림 등도 나타날 수 있다. 또 발병 원인에 따라 바이러스나 세균 등에 의한 감염성과 자가면역 질환, 외상, 수술, 종양 등에 의한 비감염성으로 나눌 수 있다.
감염성 포도막염은 드물지만 단순 포진 혹은 대상포진 바이러스 감염의 경우 각막의 병변을 동반하는 때가 많다. 거대세포 바이러스 감염의 경우 특징적으로 안압이 상승하며 초기에는 스테로이드에 반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지속해서 악화해 녹내장 및 각막부종에 의한 시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한 이유다. 세균이나 기생충 등에 감염됐을 때도 포도막염이 생길 수 있다.
감염성 포도막염은 치료가 늦어지면 질환이 급속하게 진행할 수 있으므로 의심 증상이 있으면 가능한 한 빨리 병원에서 정밀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감염성 포도막염은 감염 원인에 따라 적절한 항생제·항진균제·항바이러스제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 염증이 심하면 단기간 스테로이드 안약 등을 투여해 통증 및 합병증을 방지한다.
감염에 의한 포도막염은 평소 눈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서 예방할 수 있고, 적절한 치료를 하면 완치도 가능하다. 다만 포도막염은 발생 원인과 증상이 다양하므로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가 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고 이에 맞게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또 재발이 잦아 치료 후에도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눈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기고 김민호 압구정성모안과 포도막염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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