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월 된 입양 딸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3차 공판이 열린 이달 3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 앞에서 한 시민이 정인이의 얼굴이 그려진 그림을 어루만지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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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생후 16개월 만에 양부모의 학대 끝에 숨진 ‘정인이 사건’의 4차 공판이 17일 열린다. 정인이의 사망 원인을 밝히는 데 참여했던 부검의와 법의학자가 증인으로 나오는 만큼 이날 증인신문은 살인의 고의성을 입증하는 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법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이상주) 심리로 양모 장모(35) 씨와 양부 안모(37) 씨의 4차 공판이 진행된다. 이번 공판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소속 부검의 A씨와 사망 원인 감정서를 제출한 법의학자이 유성호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가 증인으로 출석한다.

검찰은 지속적인 학대로 몸 상태가 극도로 쇠약해진 정인이를 장씨가 발로 밟아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인이는 지난해 2월 장씨와 안씨에게 입양된 후 같은 해 10월 13일 서울 양천구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정인이의 사인은 췌장 절단으로 인한 복부 손상이다.

당초 검찰은 장씨에게 아동학대치사 혐의 등 4개 혐의를 적용해 구속기소했으나 이후 완료된 심리 분석, 부검 재감정, 법의학자 의견 등을 토대로 1차 공판에서 살인죄를 추가했다. 사망에 이른 외력의 태양과 정도와 범행 전후의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인이가 사망에 이를지도 모른다는 인식과 이를 용인하는 의사 등 ‘살인에 대한 (미필적)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재감정에 참여했던 3명 중 1명인 이정빈 가천대 의대 법의학교실 석좌교수는 다음달 7일 증인으로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14일에는 증거 조사와 피고인 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같은 날 검찰은 최종의견과 구형을, 변호인은 최종변론, 장씨와 안씨는 최후진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1심 선고는 오는 5월 안에는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달 17일과 이달 3일에 각각 증인신문이 두 차례 진행됐다. 지난달 17일 2차 공판에는 정인이가 다녔던 어린이집 원장과 담임교사, 홀트복지회 사회복지사가 출석했다. 이달 3일 3차 공판에는 정인이 사망 당일 ‘쿵’ 소리를 들은 이웃 주민과 정인이가 차량에 방치된 걸 목격한 장씨의 지인,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한 뒤 장씨에 대한 통합심리분석결과보고서를 작성한 대검찰청 심리분석관이 증인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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