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7.6%↑…역대 최대 증가율
"삼성·애플에 특허 로열티 요구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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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지난해 미국 제재 여파에도 역대 최대 연간 특허 증가율을 기록했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딩 젠신 화웨이 지식재산권(IP) 부문 사장은 이날 ‘지식재산권 보호, 혁신을 주도하다’ 주제로 열린 자사 포럼에서 "지난해 말 기준 유효특허 10만여건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9년 말 8만5000여건 대비 17.6%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연간 증가율이다. 딩 사장은 "혁신과 연구개발(R&D)에 장기적으로 투자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화웨이가 가진 특허는 대부분 5G 무선 기술 관련으로, 전 세계 5G 특허의 20% 가까이를 차지한다. 이 외에도 CCTV와 인공지능(AI) 관련 특허도 냈다. 세계지적재산권기구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해 5464건의 특허를 출원해 4년 연속 전 세계 1위 자리를 지켰다. 같은 기간 유럽특허청(EPO) 특허 수는 3113건으로 2위를 차지했고 미국 지식재산권자협회(IPO)가 최근 발표한 ‘2020년 미국 특허등록 상위 300대 기업·기관’ 명단에선 7위를 기록했다.
중국과 미국에서 각각 1995년, 1999년 처음으로 특허를 출원한 화웨이의 이 같은 활약은 미국의 압박에도 기술 자립을 하겠다는 중국의 의지를 반영한다는 분석이 따른다. 왕지강 중국 과학기술부 장관은 이와 관련해 지난해 "중국은 독자적으로 혁신을 만들기 위해 능력을 제고해야 한다"며 "핵심 기술은 다른 곳에서 얻거나 살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화웨이는 이날 스마트폰 제조사에 5G 특허 로열티를 요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송 리우핑 화웨이 최고법률책임자(CLO)는 "삼성전자, 애플 등과 특허 로열티, 상호 특허 계약 협상에 나서겠다"고 했다. 스마트폰 1대당 로열티 상한은 2.50달러로, 퀄컴, 에릭슨, 노키아 등 경쟁사 대비로는 낮은 수준이다.
화웨이의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의 제재에도 특허 로열티를 받아내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IT 매체 폰아레나는 "화웨이는 미국 기업과 거래를 막아온 미국 행정부의 무역 제재가 특허 로열티 징수를 막아선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애플이 스마트폰 특허를 두고 7년간 법정 싸움을 벌였듯 또 다른 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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